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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검찰 인사, 대북 문제 ‘뜨거운 감자’ 될 듯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청와대에서 기자회견 준비에 집중했다. 매주 월요일 열리던 수석ㆍ보좌관 회의도 생략했다. 기자회견에서 언급할 현안들을 참모들과 예상 질문과 답변을 토대로 검토했다.

이날 열리는 신년 기자회견은 2018~2019년 신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회견을 직접 진행하면서 청와대 출입 내외신 기자 200여명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일문일답을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질문할 기자를 선택하는 등 직접 진행을 할 예정이다. 질문자가 특정 언론에 쏠리는 문제를 막는 등의 보조 진행 역할은 고 대변인이 맡는다.

2018~2019년 신년 기자회견은 문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한 뒤에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방식이었지만, 올해는 신년사 없이 바로 기자회견을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일 올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앞서 짧은 인사말 정도를 한 뒤 바로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원지역의 기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수호랑 마스코트 인형을 들고 질문을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1월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원지역의 기자가 평창 동계올림픽 수호랑 마스코트 인형을 들고 질문을 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은 전체 9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신년사 발표를 제외하고 기자회견 시간만 따질 때 2018년엔 57분, 지난해엔 89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질문 24개를 받았다. 진행 시간을 고려할 때 올해 기자회견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 시간보다 기자회견이 길어질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기자회견은 당초 80분 진행 예정이었지만, 9분 늘었다.

기자회견에선 북한과 검찰 인사 관련 문제가 가장 뜨거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촉진자 역할을 다시 강조했지만, 북한은 “자중하는 게 좋을 것”(11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담화)이라고 남측을 비난했다. 또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의 지휘부를 줄줄이 좌천시킨 검찰 인사에 대한 비판도 높은 상황이어서 관련 질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 신년 기자회견의 모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8년 신년 기자회견을 처음 실시했다. 사전에 질문을 정하고 각본에 따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기자회견 형식이 자유로워진 것은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 때부터다. 청와대가 기자들의 질문을 사전에 정리하긴 했지만, 군사 정권 때와 다르게 기자들이 질문을 정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1994년 첫 연두(年頭) 기자회견 당시 자유로운 형식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지만, 처음 도입된 형식인 만큼 “대체적으로 모호하고 답답한 느낌”(한겨레 사설)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월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1월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대중 정부에선 기자회견 대신 ‘국민과의 대화’라는 형식이 시도됐다. 외환위기라는 특수 상황에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평소 참모들과 토론을 즐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처럼 자유 질문 형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선인 신분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35분 동안 진행했다. 취임 이후엔 신년 기자회견은 열지 않고, 청와대 참모들만 참석하는 신년 국정연설만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 대박론’을 꺼내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사전 질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되면서 ‘각본대로 진행된 기자회견’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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