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시험문제를 대신 풀어준 것으로 의심되는 시기에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의 대리 과제 제출을 비판한 글을 트위터에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조 전 장관은 2016년 11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경악한다"며 '이대 교수, 직접 정유라 수업 과제물 대신 만들어줘'라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당시는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에서 정씨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 정황이 속속 드러나 파문이 커질 때였다. 조 전 장관이 트위터에 인용한 기사의 ‘이대 교수’는 이인성 전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교수다. 그는 정씨 대신 과제물을 만들어 정씨가 제출한 것처럼 꾸미다 적발됐고, 지난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교수직을 잃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장관 부부는 2016년 11월 1일과 한달여 후인 12월 5일 두 차례 아들이 수강 중이던 ‘민주주의에 대한 세계적 관점(Global Perspective on Democracy)’ 과목의 온라인 시험 문제를 대신 풀어줬다. 조 전 장관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그는 아들을 위해 첫 '대리시험'을 치고 약 보름 뒤 정씨의 입시 비리에 경악한다는 트윗을 올린 셈이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조씨가 '시험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어 달라'고 연락하면 문제를 나눠 푼 뒤 조씨 측에 보냈다. 대리시험 과정에서 조 전 장관 부부는 '스마트폰으로는 가독성이 떨어지니 이메일로도 보내라'고 하기도 했다. 조씨는 해당 과목에서 A학점을 취득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연일 친문 인사들을 비판하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경악' 트윗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면서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람이냐"고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