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두율씨 국내 연계세력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 3일 송두율씨가 서울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연합]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9)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공안1부는 3일 宋씨의 혐의 내용을 상당부분 확인, 그를 다음주 중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宋씨와 연계해 국내에서 활동한 것으로 보이는 국내 인사 6~7명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어서 수사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宋씨의 사법처리와 관련,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으며 현 단계에서 공소 보류 등의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宋씨의 국내 연계 세력에 대한 자료를 확보했다"면서 "의심이 가는 부분에 대해 원칙대로 모든 것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계 세력'이란 宋씨를 먼저 조사한 국가정보원이 1990년대 중반부터 장기간 내사해 온 사람들로, 국정원이 지난 1일 宋씨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이들에 관한 수사 자료도 함께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유럽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학계.언론계 등에 종사하면서 남한에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일을 한 사람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공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런 국내 인사들과 宋씨의 교류 등에 대한 수사가 상당 기간 진행됐다"며 "宋씨의 입국을 계기로 그들의 범법 사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안 당국은 85년 북한에 들어갔다 탈출해 자수한 오길남씨 외에 다른 전향 인사들에게서 宋씨와 재독 통일운동가로 알려진 김용무씨가 이들의 방북 등에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金씨는 지난달 宋씨 등 해외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입국하려 했으나 국정원이 宋교수와 함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할 방침을 밝히자 입국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宋씨를 불러 91년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된 사실이 있는지, 북측에서 공작금 15만달러를 받았는지를 집중 추궁한 뒤 오후 10시쯤 귀가시켰다.

검찰은 오는 6일 宋씨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중반께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宋씨는 이날 김형태(金亨泰)변호사와 함께 검찰에 출두하면서 "베를린에서 대학 동창인 박정삼(朴丁三)국정원 2차장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朴차장과 만나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조강수.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