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안산 세월호 희생 학생 아버지 발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7일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 A씨의 발인식이 31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열렸다.

발인식은 "언론 노출 없이 조용히 고인을 보내고 싶다"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치러졌다. 세월호 유가족과 A씨의 친인척들만 참석한 가운데 소박하게 열렸다.

지난 4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념식 [중앙포토]

지난 4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념식 [중앙포토]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 문제 해결해야"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병권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고문은 추도사를 통해 "평상시에는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고인이 내면적으로는 곯아 터진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즐겁게 술잔을 기울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어찌 이렇게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는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A씨를 기억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의 일을 반드시 해결해 A씨처럼 다른 유가족을 보내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며 정부와 각 정당에 세월호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김 고문은 "A야. 애들 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편안히 영면하라. 하늘에서 아이들과 잘 지내고 남은 가족들도 하늘에서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아들 생각하며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한 아버지

A씨는 지난 27일 오전 화성시의 한 도로의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전화에선 "갈 때가 된 것 같다.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 등 여러 원인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뒤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남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2017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했다. 부동산 관련 유튜버로도 활동했다고 한다.

전남 목포신항만 세월호 앞에서 추모객들이 하염없이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전남 목포신항만 세월호 앞에서 추모객들이 하염없이 세월호 선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괴로워했다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측은 전했다. A씨가 숨지기 전까지 지니고 있던 휴대전화의 배경화면도 세상을 떠난 아들의 모습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장지는 안산 하늘공원이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A씨의 아들 등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안산=최모란·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