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3년 더”…연임 결정 앞당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손태승

손태승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사진) 회장의 연임을 예상보다 일찍 결정했다. 손 회장이 겸임하고 있는 우리은행장은 내년 1월에 따로 뽑기로 했다.

임원추천위 “불확실성 제거 위해” #DLF 관련 금감원 징계 앞둔 상황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은 분리 #자회사 CEO 인사 설 전에 마무리

우리금융은 3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손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이 손 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 통지한 지 나흘 만이다. 임추위는 우리금융의 7대 과점주주(IMM프라이빗에쿼티·동양생명·한화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자산운용)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다.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8.3%)는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말까지다. 그동안 금융권에선 내년 1월 중순 이후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장동우 임추위원장(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은 “조직안정을 위해 불확실성을 제거하려면 차기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임추위는 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가급적 내년 1월 설 연휴 이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장은 외부가 아닌 현직 내부 인사 중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우리금융 출범 이후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다. 앞으로 지주 회장은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현안에 전념하고 은행장은 은행 영업력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제는 연임이 결정된 손 회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일으킨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최종 징계 수위는 내년 1월 16일로 예정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거쳐 금감원장 결정, 금융위원회 승인으로 확정된다. 우리은행은 적극적으로 소명해 외부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금감원 제재심에서 징계수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DLF 피해자 배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책경고 징계를 받은 임원은 금융권 취업이 3년간 막힌다. 사실상 손 회장 연임의 가장 큰 변수는 내년 1월 중순 이후에 확정될 금감원의 징계 수위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금융 출신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차기 회장이나 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인사들이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예보가 최대주주여서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란 시각도 있다.

임추위가 일찌감치 손 회장 연임을 결정한 것도 이런 잡음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DLF 사태 제재심이 남아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사태 발생 후 대처하는 과정에서 (손 회장이) 조직안정을 위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