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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 올려야 강의 자료 볼거냐” 동덕여대 교수 혐오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사진 동덕여대 총학생회]

[사진 동덕여대 총학생회]

동덕여대에서 교수·강사들의 성희롱 등 혐오 발언 논란이 불거졌다.

동덕여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와 성인권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학내 교수·강사들의 혐오 발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재학생·졸업생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조사 항목은 여성·인종·장애 혐오 표현 사례와 학교에 전달할 요구 사항 등이다.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이유는 지난달 교내에서 교수 등의 혐오 발언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잇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한 대자보에 따르면 A교수는 강의 도중 “나이가 들면 시집을 가야 하지 않겠나, 애를 좀 낳아라” “하얀 와이셔츠 입은 오빠들 만나야지, 오빠들 만나러 가려고 수업 빠져도 돼” 등의 발언을 했다.

대자보 작성자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입학할 후배들에게 당신 같은 교수를 물려줄 수 없어 펜을 들었다”며 “꼭 페미니즘을 배워 당신의 교수다움을 되찾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자보에 따르면 B교수가 “왜 강의자료를 다들 안 보나, 야한 동영상을 올려줘야 보나”라고 했다. 그는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연대 대자보를 붙이거나 SNS에 ‘#1125혐오표현해방’ 해시태그를 달며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일부 교수가 반박 대자보를 붙이며 논란을 증폭시켰다. A교수는 “애를 낳아라”라고 한 것에 대해 “인구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을 설명하면서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얀 와이셔츠 입은 오빠’ 언급에 대해선 “어떤 사정이 있어도 수업에 결석하지는 말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반성 없는 당신을 규탄한다” 등의 항의 포스트잇을 붙였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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