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의 크리스마스(애덤 케이 지음, 우진하 옮김, 문학사상)=저자는 영국의 공공병원 의사였다. 웃기는 재능을 발휘해 쓴 책이 『하마터면 의사로 살 뻔했네』. 지금은 코미디언 겸 작가로 일한다고. 의사로서 맞은 일곱 번의 크리스마스 가운데 여섯 번을 병원 당직으로 보낸 기록이다. 유대인으로 오인됐기 때문이었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러므로 나는 의심한다(보 로토 지음, 이충호 옮김, 해나무)=우리의 지각은 믿을 게 못 된다. 오랜 자연선택 과정을 거치며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만 보도록 인간 두뇌가 진화한 결과다. 눈에 보이는 대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래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으니 다르게 보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적극적인 의심이 한 방법이다.
판단하지 않는 힘(대니얼 스탤더 지음, 정지인 옮김, 동녘)=타인의 실수는 기질과 성격 탓으로, 자신의 실수는 맥락과 상황 탓으로 돌리는 일반적인 편견, 인식 편향을 ‘기본귀인오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살핀다. 저자는 한 사람에게 일관된 성격이 있다는 생각도 신화라는 주장을 편다. 자신의 편향 가능성을 인정하는 개방된 태도를 강조한다.
Good Music(존 J 샤인바움 지음, 임상훈 옮김, 새터)=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좋은 음악의 가치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역사·문화적 특수 상황의 산물이고 경쟁하는 관점들 사이의 투쟁의 결과라는 입장에서 풍부한 음악 논의를 펼친다. 베토벤·말러·헨델 등의 클래식 음악은 물론 비틀스, 프로그레시브 록 등 대중음악까지 폭넓게 다뤘다.
미중 패권전쟁과 문재인의 운명(구해우 지음, 글마당)=1980년대 운동권에서 2000년대 자유애국적 보수주의로 전향한 저자가 북한 개방에 관한 박사 논문 등을 쓰며 가다듬은 통일전략을 정리했다. 중국의 초강대국화, 남북 균형이 북한 핵 개발로 역전된 상황에서 북한의 베트남 모델화, 한반도 전체의 독일식 통일 모델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행복한 증여 상속(김성철 지음, 지식너머)=상속·증여 전문 공인회계사로 활동해온 저자가 쏠쏠한 절세 요령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보유 자산이 적어 상속세 부과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상속세 신고를 제때 하면 나중에 양도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상표권이나 특허권, 그림 등 재화도 상속 재산에 포함되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중졸 삼부자 공부법(노태권·노동주·노희주 지음, 휴먼더보이스)=중졸 막노동꾼 아버지가 게임에 빠져 역시 중학교만 마친 두 아들을 모두 서울대에 입학시킨 비결을 소개한다. 아버지 노태권씨는 각종 강연에 초청될 만큼 알려져 있다. 수학포기 상태를 극복하는 사다리공부법,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는 포모도로 학습법 등을 공개한다.
하루는 쿠키와 아메리카노다(박준영 지음, 시와세계)=국악방송 사장 등을 지낸 원로 방송인 박준영씨가 틈틈이 쓴 짧은 시들을 시집으로 묶었다. 여백 많은 시편은 선시처럼 읽힌다. ‘한 소식’ 전문은 이렇다. “시방(十方)/ 끝 간 데 없이 퍼지고// 삼세(三世)/ 망망대해에서 까무러치다”. 팔순기념 가족문집 『둥근 바퀴』도 함께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