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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띠' 천재들, 첫 만남 불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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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양희영

미셸 위

'남반구의 미셸 위' 양희영(17)이 북반구로 원정을 나온다.

호주 유학 중인 양희영은 26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LPGA 투어 에비앙 마스터스와 8월 3일 영국 랭커셔에서 시작되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2주 연속 참가한다. 브리티시오픈은 메이저대회이며 에비앙 마스터스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큰 대회다. 양희영이 두 대회에 초청선수로 참가할 수 있도록 호주 골프협회가 힘을 썼다고 알려진다. 이 두 대회엔 미셸 위(17.한국이름 위성미)도 참가한다. 앞으로 세계 여자골프를 이끌 두 동갑내기 선수가 처음으로 기량을 겨루는 무대가 된다. 아직은 미셸 위가 몇 발자국 앞서 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세계랭킹 2위인 미셸 위는 경험도 쌓았고 메이저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을 다퉜다.

양희영은 "미셸 위는 동갑이지만 나보다 키도 크고 옷도 잘 입는다. 부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LPGA에서 활약하는 한국 언니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면서도 뒤지고 싶지는 않은 기색이다.

양희영은 부모가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다. 아버지 양준모(42)씨는 국가대표 카누 선수였고, 어머니 장선희(42)씨는 86서울아시안게임 창던지기에서 동메달을 땄다. 두 사람은 태릉선수촌에서 만나 결혼했다.

양희영은 부모의 스포츠 유전자를 받았다. 1m74㎝로 키는 미셸 위(1m83㎝)보다 작지만 역도 선수 같은 단단한 하체에서 나오는 힘과 거리가 미셸 위 못지않다. 아이언샷이 정교하고 퍼팅과 쇼트게임도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엔 벙커가 깊은 브리티시오픈에 대비하기 위해 벙커에 높은 벽을 쌓아놓고 훈련했다.

서산여중을 졸업한 뒤 2004년 호주로 골프 유학을 간 양희영은 2월 남반구 최고권위의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카리 웹(호주)을 꺾고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에비앙 마스터스 기간인 7월 28일, 만17세 생일을 맞는 양희영은 18세가 되는 내년 7월 프로로 전향할 계획이다.

삼성은 양희영이 프로에 전향하면 후원을 하기로 했다. 미셸 위 이상의 스타로 키워내겠다는 생각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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