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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힘 취재하러 왔죠" 중국 대학생 기자 19명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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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국 19개 대학 학보사 기자들이 25일 경기도 양주시 MBC문화동산에 있는 대장금 세트장을 둘러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김상선기자

생생한 '한류'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베이징대.칭화대 등 중국 19개 명문대의 학보사 기자 19명이 23일 한국에 왔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이사장 신현택)의 초청을 받아서다.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TV 드라마 '대장금'의 이병훈 PD를 인터뷰하는 것을 비롯, 경기도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 정동극장,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찾는 등 이들은 29일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한국 문화현장을 둘러본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은 지난해에도 대학생 기자와 일반 신문기자 10명을 초청했었다. 이 행사가 큰 호응을 얻자 올해는 중국의 대학신문 연합체인 '중국대학학보협회'가 직접 학생들을 선발해 보냈다.

이들 대학생 기자들은 한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허난(河南)성 정저우대 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리궈(李果)는 "한국 드라마에선 유교 문화라는 동질성과 서양 문화의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베이징대 신문학과에 다니는 리샹(李 )은 "1950년대 러시아, 80년대 일본, 90년대에 미국 문화가 중국에서 인기를 모았다면 2000년대는 단연 한국 문화가 강세"라며 "한국의 경우 감정 구도가 중국과 비슷해 당분간 한류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대학생 기자들은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 한류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간 '문화의 변방'으로 여겨지던 한국이 어떻게 '문화 수출 대국'이 되었는지 연구해 봐야 한다는 얘기란다. 이들은 "취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한류의 실체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며 "열심히 취재해 각 대학신문을 통해 우리가 듣고 본 한류를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

대학생 기자단을 인솔하고 온 이민태 중국 인민(人民)대 초빙교수는 "그간 '대장금' 때문에 중국 사극의 해외 수출 물량이 30% 이상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있다"며 "이처럼 사극에서 열세를 보였다는 점 때문에 중국 문화계는 깊이 반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그 결과 한국 드라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 한류의 지속을 위해선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지원.최영찬 인턴기자<serendipity830@hotmail.com>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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