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오메가3, 우리 딸은 엘사 인형…해외 직구족 쇼핑 목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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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족이 산 상품 살펴보니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를 가득 채운 해외 직구 상품. [뉴스원]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를 가득 채운 해외 직구 상품. [뉴스원]

크리스마스와 새해 등 연말연시를 앞두고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족’이 지갑을 열었다. 이들은 특히 비타민·영양제 등 건강식품과 캐릭터 상품을 많이 샀다.

국내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이베이코리아가 해외 직접구매(직구) 상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6일 직구족이 G마켓을 통해 해외에서 산 상품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었다.

해외 직구족이 많이 구입한 품목 카테고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해외 직구족이 많이 구입한 품목 카테고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12월 직구 규모 전년 比 66% 늘어

노래하는 엘사 인형은 12월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직구 제품 중 하나다. [사진 G마켓]

노래하는 엘사 인형은 12월 판매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직구 제품 중 하나다. [사진 G마켓]

특히 올해는 영화 캐릭터 제품 직구가 547% 급증했다. 카테고리별 판매 증가율로만 보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1위). 범위를 캐릭터 상품 전체로 봐도 지난해 대비 올해 해외 직구 매출은 4배 이상 늘었다(427%).

이는 지난달 21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거의 한 달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노래하는 엘사 인형’이다. 글로벌 완구업체 해즈브로가 제조한 이 인형은 겨울왕국2에 등장한 여주인공 엘사 공주의 몸통을 누르면 애니메이션 음악이 흘러나오는 인형이다. 국내에서는 4만원 안팎에 팔리지만, 해외에서 직접 사면 판매 가격이 그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다. 국내 직구족이 구입한 캐릭터 상품 20개 중 1개가 노래하는 엘사 인형이었다.

겨울왕국2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용 뷰티세트 제품. [사진 G마켓]

겨울왕국2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용 뷰티세트 제품. [사진 G마켓]

겨울왕국2 캐릭터를 활용한 또 다른 제품인 ‘틴박스 뷰티세트’도 직구족이 선호하는 상품이다. 립밤·립글로스와 어린이용 아이섀도·볼터치 등으로 구성한 가방이다.

절대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직구족은 멀티비타민·영양제 등 건강식품을 가장 많이 샀다. 12월 국내 직구족이 산 제품 중 오메가3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었고(360% 증가), 멀티비타민도 선호 제품이었다(164%). 특히 비타민 제품 중에서는 ‘센트롬 실버 종합비타민’이 전체 비타민류 제품 판매량의 3%를 차지했다.

해외직구로 구입한 센트롬 비타민 제품. [핀터레스트 캡쳐]

해외직구로 구입한 센트롬 비타민 제품. [핀터레스트 캡쳐]

완구류 중에서는 레고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전체 직구 카테고리에서 8위(점유율 0.4%)였던 레고는 올해 3위(점유율 1.0%)로 ‘점프’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4만원 안팎에 팔리는 레고 제품을 아마존·이베이 등에서 2만원대에 사는 경우가 많았다. 또 국내 직구족은 킨더 트롤리, 바크씬 다크초콜릿 등 초콜릿 제품도 선호했다.

구찌·샤넬·디올…직구도 명품 시대 

직구족은 샤넬의 일부 향수제품(코코마드모아젤 오드퍼퓸)을 파리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했다. [사진 샤넬]

직구족은 샤넬의 일부 향수제품(코코마드모아젤 오드퍼퓸)을 파리에서 구입하는 것을 선호했다. [사진 샤넬]

화장품과 립스틱, 향수 등은 올해도 여전히 여성 직구족이 애용한 상품이다. 신체·머리관리용 제품(3위)과 립스틱(6위), 향수(9위) 등이 12월 직구 구매 상위 카테고리에 이름을 올렸다.

명품 브랜드 직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예컨대 샤넬의 일부 향 수제품(코코 마드모아젤 오드퍼퓸)을 파리에서 직구하고, 디올의 립스틱 제품(어딕트 립글로우)과 구찌의 가방(마몬트 마틀라세 숄더백)을 해외에서 사는 식이다.

구찌 마몬트 마틀라세 숄더백. [사진 티몬]

구찌 마몬트 마틀라세 숄더백. [사진 티몬]

한편 지난해보다 올해 가전제품을 사는 직구족은 줄었다. 지난해 전체 소비자의 9.6%가 블루투스 이어폰을 샀지만(1위), 올해 같은 제품군을 산 소비자 비율(4%)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다만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LTE 256GB 듀얼심) 등 일부 스마트폰이나 네스프레소 커피머신 등 가전제품은 여전히 해외 직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당 기간 팔린 전체 커피머신 20대 중 1대가량이 네스프레소의 커피머신(버츄오 플러스)이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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