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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명포수 몰리나, 명코치 매덕스와 함께한다

중앙일보

입력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을 체결한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구단 트위터]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을 체결한 김광현. [세인트루이스 구단 트위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김광현(31)은 운이 좋다. 명포수 야디어 몰리나(37), 그리고 투수코치 마이크 매덕스란 든든한 조력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몰리나의 별명 중 하나는 '야디로이드(야디어+스테로이드)'다. 포수로서 투수를 이끄는 능력이 워낙 뛰어나 금지약물 스테로이드를 쓴 것처럼 투수의 성적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투수 리드, 혹은 게임콜링 능력에 대해선 '실체가 있다 혹은 없다'는 논쟁이 있지만 몰리나가 좋은 공배합을 하고 투수를 잘 이끈다는 사실은 모두가 인정한다. 2016~17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오승환도 "몰리나는 팀에서 출근이 가장 빠른 선수다. 항상 상대팀 타자들을 연구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몰리나를 믿고 던지게 된다. MLB 타자들을 잘 모르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16~17시즌 오승환과 호흡을 맞췄던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디어 몰리나(오른쪽). 2020년엔 김광현의 공을 받게 된다. [AP=연합뉴스]

2016~17시즌 오승환과 호흡을 맞췄던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디어 몰리나(오른쪽). 2020년엔 김광현의 공을 받게 된다. [AP=연합뉴스]

투수 리드를 제외해도 몰리나의 수비 능력은 탁월하다. 나이가 들면서 어깨가 조금씩 약해지고, 블로킹 능력도 하락세지만 MLB 평균 이상이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판정받게 만드는 능력(프레이밍)도 17위(3.4, 1000이닝 이상 기준)로 상위권이다. 통산 최다승 3위에 올랐고, 세인트루이스에서 2번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한 명장 토니 라 루사는 "경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몰리나"라고 극찬했다. SK 입단 후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박경완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던 김광현으로선 또 하나의 행운이다.

포수 못잖게 투수들에게 중요한 사람은 투수코치다. 시즌 전체를 어떻게 꾸리느냐부터 투구폼, 상대팀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인 매덕스는 현재 MLB에서도 가장 뛰어난 투수코치로 꼽히는 인물이다. '제구력의 마술사'로 불린 그레그 매덕스의 친형이기도 하다. 동생 그레그와 달리 매덕스 코치는 MLB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1986년부터 15년간 8개 팀을 오가며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성적은 472경기 39승 37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05.

애덤 웨인라이트(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이크 매덕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 [AP=연합뉴스]

애덤 웨인라이트(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마이크 매덕스 세인트루이스 투수코치. [AP=연합뉴스]

하지만 지도자간 된 뒤 매덕스는 승승장구했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밀워키 투수코치가 된 그는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했고, 2009시즌 직전 텍사스로 스카우트됐다. 매덕스는 직전 시즌 5.37이었던 팀 평균자책점을 4.38로 낮췄고, 이후 5시즌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감독 제안을 할 만큼 주가도 높아졌다. 2016 워싱턴으로 옮긴 뒤에도 스티브 스트라스버그의 재도약을 이끄는 등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로 넘어온 매덕스는 MLB 코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매덕스 코치는 텍사스 코치 시절 일본에 진출했다 돌아온 콜비 루이스가 MLB에 안착하는 걸 도운 경험도 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김광현에게는 든든한 힘이 될 듯 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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