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년 만에 돌아온 ‘오페라의 유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내년 8월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두 주인공 유령(오른쪽, 조나단 록스머스)과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 [사진 에스앤코]

내년 8월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두 주인공 유령(오른쪽, 조나단 록스머스)과 크리스틴(클레어 라이언). [사진 에스앤코]

지난 3월 문을 연 부산 최대의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 무대 가장 높은 곳에 너비 3.5m, 높이 1m인 샹들리에가 달려있었다. 안쪽까지 장식된 비즈만 6000개. 전체 무게 약 300㎏이다.

부산서 개막…내년 서울·대구 공연 #샹들리에 무게 줄여 추락 속도 1.5배

샹들리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막이 끝나는 부분에서 강렬하게 추락한다. 33년 전 런던에서 초연된 후 현재까지 가장 대중적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지난 13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오페라의 유령’이 개막했다. 5번째 한국 공연이 새롭게 막을 올린 것이다. 이 무대는 오리지널팀의 세 번째 내한공연(2005년, 2012년)으로 내년 2월 9일까지 부산, 3~6월엔 서울, 7~8월엔 대구 무대에 오른다.

7년 만에 한국에서 공연하는 오리지널 팀이 가장 큰 변화로 꼽은 것이 샹들리에다. 이번 월드투어에서 제작팀은 샹들리에의 무게를 3분의 1로 줄였다. 기존에는 전선으로 연결하는 조명을 썼지만 이번엔 건전지가 들어가는 LED 조명을 사용했고 원격 제어도 가능하게 됐다. 따라서 낙하 속도가 초당 3m로 1.5배 이상 빨라져 극적인 연출이 가능해졌다.

기술을 더해 진보했지만 ‘오페라의 유령’ 공연의 내용은 대부분 예전대로였다. 빅토리아 시대를 재현한 무대와 의상, 남녀의 사랑을 중심에 둔 이야기, 오페라 전통을 적잖게 물려받은 고전적인 음악까지 변함이 없었다. 개막 공연 후 기자들과 만난 연출가 라이너 프리드는 “이 쇼는 로맨틱한 쇼다. 스토리, 음악, 안무, 연출, 디자이너가 다 함께 만든 로맨틱함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한다. 그걸 바꿀 필요를 전혀 못 느낀다”고 했다.

이런 자부심 뒤에는 첫 공연을 만든 제작자들에 대한 신뢰가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카메론 매킨토시(프로듀서),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해롤드 프린스(연출)가 1986년 함께 만든 작품으로,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1억4000만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에서는 2001년 한국어 버전으로 초연했고 2009년 두 번째 한국어 공연을 비롯해 네 번의 프로덕션으로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었다.

부산=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