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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절함 얘기에 졸고 있다"···황교안, 한국당 '군기잡기' 나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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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 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 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투쟁에 나서는 일부 의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의원들을 겨냥해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졸고 있는 한 의원을 향해 “절절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졸고 계신 분이 있다”며 “청와대 앞 단식 농성 당시 (의원들과) 단일대오가 된 느낌을 못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단식 때도 많은 애국시민이 ‘의원들은 어디 갔느냐’고 물었는데, 제가 ‘의원들은 바쁘다’고 답했다”며 “어떤 사람은 나가서 가진 역량의 100%를 써서 싸우고 있는데, 뒤에서 70%만 쓰고 힘을 다하지 못한다면 똘똘 뭉쳤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당이 나라를 살리겠다는 절절함이 없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 집회하는 분들은 매우 절절한 상황”이라며 “당이 내린 결론에 대해 똘똘 뭉쳐서 다른 말 없이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총선에서 우리가 이겨야 하고, 의석 절반(150석)을 넘어야 한다. 못 넘으면 저부터 책임지겠다”며 “지역구가 살아도 당이 죽으면 그런 지역에서 국회의원 하기 싫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원장을 국민에게 추천받는 것에 대해 사무총장부터 걱정이 태산인데, 공관위원장을 (당 대표가) 임명하지 않고 추천을 받아서 한다는 게 변화의 메시지”라며 “대표가 정치를 몰라서 그런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불만이 있으면 와서 얘기하시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선 해석이 분분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황 대표가 어제 규탄대회 참가자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동안 의원들은 뭐 하고 있었느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며 “의총에서 불만을 제기한 의원들이 없었는데도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의원들의 군기를 잡겠다는 차원에서 작심 발언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JTBC에 따르면 일부 의원은 “그냥 살짝 엷은 미소를 머금고 했다”라고 했지만, 또 다른 일부 의원은 “군기 잡기였다, 결기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JTBC 캡처]

[JTBC 캡처]

한편 황 대표가 자신의 발언 도중 조는 참석자를 지적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지금 조는 분이 여기 있다”며 “곤란한 일”이라고 말한 적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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