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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2300조원 아람코,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 됐다

중앙일보

입력

충남 서산의 현대오일뱅크 공장. [사진 현대오일뱅크]

충남 서산의 현대오일뱅크 공장. [사진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 간 협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주식 매각대금 1조3749억원을 수령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지난 1월 현대중공업지주와 아람코 간 체결한 투자계약서에 따른 절차로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획득해 2대 주주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은 74.13%로 줄었다.

GS칼텍스 제외한 국내 정유3사와 지분 관계 

이로써 아람코는 GS칼텍스를 제외한 국내 주요 정유 3사(SK이노베이션·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와 직·간접적인 지분 관계를 맺었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41%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SK이노베이션과는 자회사 '사빅'으로 합작사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는 시가 총액이 2조 달러(약 2300조원)에 이르는 초우량 기업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2일 임시주총을 통해 아람코 트레이딩 대표이사 이브라힘 카심 케이 알부아이나인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매각대금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차입금 상환과 스마트십·스마트물류 등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아람코와 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 수지의 소재) 유도체 제조사업을 비롯한 고기능성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제조사업 등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로 현대오일뱅크가 롯데케미칼과 함께 추진 중인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 사업 등 석유화학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 간 사업협력.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 간 사업협력.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람코와 정유뿐만 아니라 조선·엔진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아람코를 비롯해 람프렐·바흐리와 공동 투자한 '킹 살만(King Salman)' 조선산업 단지에 사우디 합작조선소를 건설 중이다. 공정률은 30%로 2021년 말 완공이 목표다. 또 내년 3월 아람코와 엔진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엔진공장은 내년 9월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될 계획이다.

지난 6월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과 일대일 면담을 갖기도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아람코 투자 유치 이후 보류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당시 아람코가 시장 가치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투자한다고 제안해 지분을 넘긴 것"이라고 "IPO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지만, 급하게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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