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신간] 떠도는 그림자들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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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도는 그림자들(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8천원)=2002년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 작가가 18개월 동안 병마와 사투를 벌이며 쓴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인 주인공이 시간과 존재의 근원을 탐구한다는 줄거리를 기본 얼개로, 동서양의 역사적 사실과 명상의 편린들을 주인공 사유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 푸줏간에 걸린 고기(신수정 지음, 문학동네, 1만2천원)=낯설지만 새로운 신인 작가들의 매력을 찾아내는 비평가 신수정의 첫 평론집. 1990년대 나오기 시작한 장정일.백민석 등을 논하며 "때로는 미숙하고, 때로는 지나치게 도발적이고, …그들 텍스트상의 불균질성은 오늘날 우리 문학의 경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말한다. 그 경계의 유동성이 현재적 관점에 따라 항상 새롭게 재구성되는 유동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는 것이다.

◇ 바로잡은 '무정'(김철 교주(校註), 문학동네, 3만원)=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후 지금까지 여덟 개의 판본으로 나온 소설 '무정'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연세대 국문과 김철 교수가 연재본 원래의 표기대로 쓰고 여러 단행본과 비교했다.

◇ 아주 특별한 하루(이병렬 지음, 깊은샘, 9천5백원)=시간 강사 경험이 있는 작가가 '강사 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단편 등 여덟편을 썼다. 민주화 운동에 전력하며 아들과 딸 이름까지 민주와 명혁으로 지었던 시간 강사의 자기 반성이 보이는 '나는 온몸이 뿌리다', 시간 강사 아들을 둔 무식한 어머니의 자식 사랑을 그린 '사모곡' 등이 실려 있다.

◇ 사라진 폭포(김수복 지음, 세계사, 5천5백원)=지은이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에도 상실.연민.사랑.아름다움 등을 변주하고 있다. 슬픔과 부재의 공간 '옥탑방'을 그는 "을지로 5가 방산 시장 골목 안 은하장 여관 옥탑방에서 보낸 그 해 겨울의 빈 의자와 쓸쓸한 전화 몇 통…"이라고 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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