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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손잡은 기아차 K5 음성인식, 똑똑해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아차 3세대 K5 출시 행사. 왼쪽부터 박병철 기아차 중형 PM 센터장,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장 [사진 기아자동차]

1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아차 3세대 K5 출시 행사. 왼쪽부터 박병철 기아차 중형 PM 센터장,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박한우 기아차 사장, 권혁호 기아차 국내사업본부장 [사진 기아자동차]

12일 오후 12시, 이날 출시한 기아차 3세대 K5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린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주차장. K5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 아래쪽에 있는 '사람 얼굴' 아이콘 버튼을 누르자 0.5초 후에 "네 말씀하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K5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3년 동안 협업해 선보인 '음성인식' 기능이다. 시승 목적지인 "헤이리 예술인마을"이라고 말하자 10.25인치 크기 내비게이션 모니터 맨 상단에 목적지가 곧바로 표시됐다. '독수리 타법' 검색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했다.

차 내 온도는 24도로 설정돼 조금 덥게 느껴졌다. "창문 내려줘"라고 말하자, 운전석 창문이 스르르 열렸다. 음성인식은 "보조석 창문도 내려줘" 명령어도 무난히 수행했다. 질문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내 온도를 23도로 내려주세요"라고 하자 "다시 말씀해주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창문을 조금만 열어줘"에 대한 명령어도 알아듣지 못했다. 또 "너무 더워"라는 말엔 "수행할 수 없는 명령"이라고 답했다. 운전·보조석 창문을 구분해 여는 등 진일보한 건 맞지만,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엔 아직 미진한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음성인식 프로젝트를 진행한 진유석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프로젝트매니저(PM)는 "'창문 조금만 열어줘'라는 단어 인식은 문제없다. 다만 차량 작동 모듈로 연결되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라며 "1~2년 이내에 지금 카카오 미니가 알아듣는 수준의 음성 인식 기능을 현대기아차와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미니는 카카오가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를 탑재된 인공지능(AI) 스피커다.

이날 행사장에서 카카오 음성인식을 발표한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은 "K5는 카카오의 AI 기술이 집약된 다양한 카카오i 엔진을 활용해 고도화된 음성인식 기능을 갖췄다"며 "친구나 운전기사와 대화하듯 자동차가 모두가 연결된 공간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행 중인 기아차 K5. [사진 기아자동차]

주행 중인 기아차 K5. [사진 기아자동차]
주행 중인 기아차 K5. [사진 기아자동차]
주행 중인 기아차 K5. [사진 기아자동차]

시승 모델은 가솔린 1.6 터보였다. 시승 구간은 워커힐호텔에서 헤이리까지 약 63km였다. 강변도로에 나오자마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을 켰다. 시속 50~60km 구간에서 무리 없이 반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했다. 정체 구간에서 속도가 10km/h로 줄어들 때도 서서히 속도를 제어했다. 반면 2차선 주행 중 램프 구간에서 다른 차량이 진입할 때, 이를 인식하고 반응하는 속도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기아차는 K5는 내비게이션 기반 SCC를 적용했다.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과 내비게이션을 통해 안전구간·곡선로 등의 정보를 받아 자동으로 차량의 속도를 제어한다.

자유로에 진입해 차량 흐름이 원활해지자 운행모드를 '스포트(Sport)'에 놓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부르릉'보단 '애애앵' 소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1.6 엔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속력은 나쁘지 않았다. 1.6 터보 모델은 T-GDi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최고출력은 180마력(ps), 최대토크는 27.0(kgf·m)이다.

헤이리에서 워커힐로 돌아오는 길, 외곽순환도로 터널 구간에서 기아차 최초로 적용한 미세먼지 센서가 자동 작동했다. 덕분에 2시간 동안 실내 미세먼지는 'Good(좋음)' 상태를 유지했다. 공기청정 시스템은실내 공기를 모니터링해 4단계(좋음·보통·나쁨·매우 나쁨)로 표시하고, 고성능 콤비 필터를 통해 운전자의 별도 조작 없이 정화한다.

시승 후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호감'이었다. 특히 가격 2351만~3335만원으로 가성비까지 갖췄다. 주차장에서 만난 다른 이들도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 "육상 선수처럼 날렵하고 역동적(한국경제 박상용 기자)", "첨단 기술로 교감, 운전자에게 감동(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역동성과 편안함 사이 조화가 돋보이는 차(오토타임즈 김성윤 기자)" 등이다.

3세대 K5는 지난달 사전계약 돌입 후 21일 동안 1만6000대를 넘겨 기아차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이용민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사전계약자 중 20∼30대가 53%를 차지해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내년 연간 7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해 중형세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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