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짜리 집' 경매 나오자…세계 각국 10만명 입주 문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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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가 1유로 경매에 나온 집. [삼부카 시 경매자료 캡처]

시작가 1유로 경매에 나온 집. [삼부카 시 경매자료 캡처]

주민들이 떠나 '유령 마을'이 될 위기에 처했던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작은 도시 삼부카가 순식간에 외국인 10만여명의 입주 문의를 받았다. 1300원짜리 집이 경매에 나오면서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레오나르도 치아치오 삼부카 시장은 버려진 가옥 16채를 시작가 1유로(약 1300원)로 경매에 내놨다. 주민 감소와 폐가 증가로 존립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낸 아이디어였다. 현재 이 도시 인구는 5800명 정도다.

반응은 뜨거웠다. 경매 소식이 전해진 지 몇주 만에 미국을 비롯한 외지에서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치아치오 시장은 "영어 하는 사람을 구해야 할 판이었다"며 "이탈리아어로 전화를 거는 사람이 없어 받는 게 무의미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시칠리아 섬에 있는 작은 도시 삼부카. [구글지도 캡처]

시칠리아 섬에 있는 작은 도시 삼부카. [구글지도 캡처]

삼부카는 입주자가 자비를 들여 폐가를 리모델링하는 것을 조건으로 경매에 내놓은 집들을 최고가 입찰자들에게 모두 팔았다.

낙찰가는 평균 수천 유로(수백만원)였으며 최고가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여성이 지불한 2만5000 유로(약 3300만원)였다.

치아치오 시장은 "삼부카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며 "몇 달 뒤에 폐가 경매를 다시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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