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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혼성계주 도입 2년 만에 첫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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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걸고 기뻐하는 한국 혼성계주 선수들. [사진 SBS 스포츠]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걸고 기뻐하는 한국 혼성계주 선수들. [사진 SBS 스포츠]

한국 쇼트트랙이 국제 대회에서 처음으로 혼성계주 금메달을 따냈다.

양성평등 목표로 지난 시즌 신설 #2022 겨울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한국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혼성계주 2000m 결승에서 최민정(성남시청), 김아랑(고양시청), 김동욱(스포츠토토), 박인욱(대전일반)이 호흡을 맞춰 우승했다. 기록은 2분40초993. 1위로 질주하던 네덜란드가 7바퀴를 남기고 넘어졌고, 2위였던 한국이 앞으로 나갔다. 마지막 바퀴에서 러시아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주자 김동욱의 스퍼트로 1위를 지켰다. 지난달에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서서히 메달 색깔을 끌어올린 한국은 종목 신설 두 시즌 만에 첫 금메달을 가져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7월 여자 2명, 남자 2명이 이어서 달리는 혼성계주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부터다. 양성평등에 대한 IOC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19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쇼트트랙은 남·여 종목에 차이를 뒀다. 대표적인 게 계주인데 여자는 3000m, 남자는 5000m다. 남녀가 함께 팀을 이뤄 달리는 혼성계주 도입은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혼성계주는 여자→여자→남자→남자 순서로 탄다. 총 18바퀴를 도는데, 처음에는 4명의 선수가 각각 2바퀴 반씩, 두 번째에는 각각 2바퀴씩 탄다. 레이스 도중 넘어질 경우, 같은 성별의 선수가 가서 터치한 뒤 이어 달려야 한다.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이지만 혼성계주 종목에서 다소 밀리는 분위기였다. 보통의 계주와 달리, 4명의 선수가 500m씩을 달린다. 단거리를 여러 개 붙여놓은 종목이라 볼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그간 몸싸움과 순발력에서 다소 밀려 500m보다는 1000, 1500m에서 두각을 보였다.

혼성계주의 경우 순간 스피드가 좋으면서 체격이 큰 선수들이 주로 나온다. 출발 때부터 자리 선정을 위한 몸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좀 어려운 종목이었다. 2018~19시즌 다섯 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한국은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에 그쳤다. 5차 대회에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 판정을 받았다. 물론 혼성계주도 계주인 만큼 선수들 간 호흡도 중요하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여자에서 남자, 남자에서 여자로 주자가 넘어갈 때 추월할 수도 있고, 추월당할 수도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빠른 만큼, 남자에서 여자로 넘어갈 때 여자가 그 스피드를 잘 이어가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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