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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2000만대 중국 중고차 시장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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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화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경매장. [사진 현대글로비스]

경기 시화에 있는 현대글로비스의 자동차 경매장. [사진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중국 자동차 판매·물류기업 창지우그룹과 합자회사를 세우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법인 베이징글로비스와 창지우자동차·창지우물류가 각각 출자해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와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을 설립하는 계약이다. 창지우그룹은 완성차 물류·판매업 분야에서 중국 최대 민영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7조원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가진 중고차 경매 비즈니스모델과 창지우의 중국 내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간 15% 이상 성장하는 중국 중고차 시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부터 경기도 분당·시화 등에서 대규모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 중이다. 창지우 기차는 중국 전역에 75개의 딜러망 등 광범위한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합작사는 내년 창지우기차 딜러가 집결한 광시성을 시작으로 내후년엔 허난·산시·쓰촨 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중국 중고차 거래량(단위 만대,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중국 중고차 거래량(단위 만대,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중국 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중고차 판매량은 1382만대로 총 거래액은 약 133조원을 기록했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이지만 중고차 거래량은 신차 판매량(2808만대)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미국·한국 등 성숙한 시장은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의 2배 수준"이라며 "중국 시장은 매년 15% 성장해 2023년 신차 시장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 외 중국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신차 판매가 줄어들며 물류 시장도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권오경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모기업이나 계열사를 넘어 전 세계로 3PL(3자 물류)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라고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부품 조달, 완성차 판매, 중고차 유통 등 가치 사슬(Value Chain) 모델을 갖췄다. 중국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가 많지 않은 만큼 중국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 판매·물류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내세운 일대일로 사업인 유럽·아시아 철도망 개발 사업 등 복합운송망 사업도 합작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유럽 물류 거점을 활용해 중국-유럽을 잇는 철도 물류사업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철도를 이용해 중국과 유럽을 오가는 창지우 물류의 완성차 운송물량이 최우선 검토 대상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폴란드 동부 국경 인근에서 운영 중인 완성차 물류기지를 거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사업 합자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도 함께 한다. 내년부터 중국·한국·홍콩·필리핀을 오가는 동아시아 노선에서 출항하고 이후 태국·인도네시아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완성차운반선(PCTC) 60여척을 운영하며 중국 완성차 수출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창지우물류는 중국 연안을 오가는 선박 6척으로 완성차를 연간 70만대 수송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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