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묻혀 지폐 세지 말라” 日 회사의 ‘특별한’ 공문

지폐를 세기 위해 손가락에 침을 바르는 모습. [NHK 캡처=연합뉴스]

 “손가락에 침을 묻혀 서류 페이지를 넘기거나 지폐를 세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26일 NHK에 따르면, 지난 22일 요코하마(橫浜)에 본사를 둔 택시회사인 ‘삼화교통’은 관리직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사내에는 회사 직인이 찍힌 안내문도 게시됐다.

공문은 “앞으로 모든 서류에 대해 다음의 행위를 금한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금지하는 행동은 “손가락 끝에 타액선과 입 점막선에 의해 구강 내에 분비되는 맑은 액체 등을 묻혀 습기를 얻게 한 손가락을 이용해 서류나 지폐(의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다.

이 회사의 40대 사장은 평소 사내에서 중년 이상의 임원들이 손가락을 핥는 경우를 보면서 “택시는 서비스업인데 누군가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위생적으로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특히 사장 자신이 어느 날 상점 셀프 계산대에서 물건을 담을 비닐봉지가 잘 펴지지 않아 손가락에 침을 묻힐지 말지 고민 끝에 “침을 묻히면 안 되겠다”고 결론을 내면서 이 공문을 내게 됐다고 회사 홍보담당자는 전했다.

담당 부서에는 “대체 무슨 일이냐”며 공문을 받은 직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런 소동이 벌어진 뒤 서류나 지폐를 다룰 때 침을 바르는 대신 고무 골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회사의 ‘특별한’ 공문은 직원들이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앗, 마침내 침 바르지 말라는 금지령이! 정부에 법률제정을 요청한다”, “우리 회사에도 그런 공문을 보내달라”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했다.

한 50대 여성은 “학창시절 나이든 남자 선생님이 교과서나 프린트물 끝을 침 묻힌 손가락으로 만지는데 불쾌감을 느꼈다면서 받은 프린트물의 침 묻은 부분을 잡지 않으려고 했던 걸 지금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