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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본회의 부의 D-2…민주당, 의원들 출국금지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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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5일 “국회 비상 상황”(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시작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27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와서다.

밀어붙일 땐 동물국회 재현 우려 #한국당 뺀 여야 4당 느슨한 동맹 #단일안 어렵고 표 이탈도 예상

또한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12월 2일)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예고한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선거법·공수처법)의 본회의 상정 가능일(12월 3일)도 코앞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는 두 패스트트랙 법안의 철회를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다. 전운(戰雲)을 잠재우려 5당 대표 단위의 정치협상회의와 3당 원내대표 단위의 ‘3+3’ 협의체가 가동 중이지만 “어느 것도 진전이 없는 안갯속 정국”(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지난 4월의 4당(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공조를 추진했던 정당 및 정치 세력 간의 개별 접촉 부분들도 필요하다면 이제는 조금씩 수면 위로 올리겠다”고 말했지만,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동맹’은 생각보다 느슨하다. 지난 4월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은 새 의석수를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규정했는데 모든 당이 이 합의안 관철은 어렵다고 본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따라 ‘240 대 60’ ‘250 대 50’ 등의 안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그럴 거면 준연동형이 아닌 전부 연동형으로”(바른미래당), “비례성도 좋지만 지역 대표성도 고려해야”(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의 주장까지 겹쳐 단일안 도출이 어렵다. 정의당이 주장하는 의원 정수 확대는 민주당이 난색이다. “의원 정수 확대로 초래될 여론 악화는 내년 총선에서 모두 여당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당 내에서도 동상이몽이다. 바른미래당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15명이 당권파와 달리 선거법 개정안에 소극적이다. 민주당 안에선 지역구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의원들 중심으로 반감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이해찬 대표를 만나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말한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129석, 바른미래당(변혁 제외) 13석, 정의당 6석, 평화당 4석, 민중당 1석, 진보 성향 무소속 13석 등 166석으로 의결정족수(148석)는 넘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표 이탈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15일까지 의원들에게 국외 활동 금지령을 내렸다. 내부 표 단속 및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고육지계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지난 4월의 ‘동물국회’가 재현될 수 있다”면서도 “한국당이 진전된 안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황교안 (한국당)대표가 단식을 이어가더라도 여야 4당 공조로 선거법을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3당 원내대표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과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조기 귀국하는 상황이 돼 우리(3당 원내대표)가 집중 협상을 하고 합의 도출 가능성을 찾지 못한 게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변혁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를 겨냥해 “선거법은 국민의 대표를 선택하는 룰(rule·규칙) 문제이니 합의 처리해야 한다. 꼼수 야합으로 밀어붙이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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