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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만큼 무섭다…주부 허리·무릎 위협하는 '김장증후군'

중앙일보

입력

김장하는 모습. [뉴스1]

김장하는 모습. [뉴스1]

입동(立冬)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김장철이 돌아왔다. 갓 담근 김치를 먹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주부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고역이기도 하다. 김장 재료 손질부터 절인 배추에 속 채워 넣기, 그리고 완성된 김장 김치를 옮기기까지…. 김장 한번 하고 나면 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끙끙 앓곤 한다. 설ㆍ추석만큼 일이 고되다 보니 명절증후군처럼 '김장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겼을 정도다. 김범석 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김장증후군 대처법을 정리했다.

허리 지키세요

김장증후군의 대표적 증세가 바로 허리 통증이다. 구부정한 자세로 무거운 재료를 들고 나르다 보면 허리에 자연스레 부담이 간다.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려면 틈틈이 쉬면서 허리를 뒤로 젖혀주는 게 좋다. 김장 후 허리 통증은 자연스레 좋아지지만, 충분히 쉬었음에도 계속 아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건 '추간판탈출증'이다.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면 디스크에 10배 가까운 부담이 더해진다. 안 좋은 자세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시간 허리를 굽힌다면 디스크 내 압력이 증가한다. 심하면 뒤쪽으로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추간판탈출증 위험이 커지는 식이다.

김범석 교수는 "김장 중간 중간에 허리와 목을 뒤로 활처럼 젖히고 5~10초간 유지하는 동작을 자주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무거운 김치를 들 때도 스쿼트 운동을 하듯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의 힘을 이용해서 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배추, 무 등 김장 채소들을 살피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배추, 무 등 김장 채소들을 살피고 있다. [뉴스1]

무릎 조심하세요  

무릎 통증도 김장의 불청객이다. 많은 주부는 오랜 시간 땅바닥에 앉아 배추를 버무리고 일어나는데 무릎이 지끈거리는 경험을 하곤 한다. 부쩍 쌀쌀해진 날씨는 무릎 통증을 더해준다. 무릎이 시린 증세는 추위 때문에 무릎 관절을 감싼 근육ㆍ힘줄ㆍ인대가 제 기능을 못 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특히 퇴행성 질환이 진행 중인 중장년 여성은 무릎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

김장할 때 쪼그려 앉거나 불편한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건 무릎 건강의 적이다. 식탁과 같은 별도 작업대를 이용하는 게 좋다. 이게 불가능하다면 무릎이 과도하게 꺾인 자세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김장 중간중간 가벼운 무릎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 반면 장시간 무릎을 굽히는 건 줄여야 한다.

김범석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중장년 여성은 김장철에 증세가 악화할 때가 많다"면서 "맨바닥에 앉기보다 가능한 한 식탁 위에서 작업하는 게 좋다. 김장 중간중간에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무릎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김장뿐 아니라 평소 육아ㆍ집안일 등으로 신체 관절들을 과하게 쓸 일이 많다. 또한 추운 겨울철은 다른 계절보다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쉽다. 야외에서 김장한다면 체온 유지와 함께 관절 경직을 막기 위해 따뜻한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게 좋다. 김장 후에도 무릎 통증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의사 진단과 치료를 받아봐야 한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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