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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 경쟁력, 반도체 빼고는 대부분 중국에 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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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력 산업에서 중국에 경쟁력이 밀렸거나, 힘겨운 경합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OLED 분야에서도 중국은 향후 3~4년 한국을 위협할 것으로 분석됐다.

무협, '2020 한중 비즈니스 전략 포럼' 개최 #우리 경쟁 상품 OLED도 3년 후 장담 못해 #中 4차 산업혁명, 우리 기업 GVC에 부정적 #특정 산업 지원보다 국내에서 뭘 할지 따져야

이봉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0 한-중 비즈니스 전략 포럼' 주재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반도체의 경우 중국보다 3~5년 정도 기술 우위가 유지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LCD, 석유화학, 기계 등은 중국에 밀렸거나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와 차이나랩이 공동 주최한 이 날 포럼에는 약 200여 명의 청중이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한국무역협회와 차이나랩이 주최한 '2020 한중 비즈니스 전략 포럼'이 20일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약 200여 명의 청중이 참가했다. / 차이나랩 한우덕

한국무역협회와 차이나랩이 주최한 '2020 한중 비즈니스 전략 포럼'이 20일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약 200여 명의 청중이 참가했다. / 차이나랩 한우덕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됐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연구위원은 "올 1~9월 전체 대중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반도체 비중이 무려 28%에 달했다"며 "신산업과 기존 주력산업의 융합을 통해 제조업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조철 산업연구원(KIET)산업통상연구 본부장은 미·중무역 전쟁, 중국의 제4차산업 혁명 발전,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등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밸류 체인(GVC)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럼 참석자들이 주제 발표를 끝내고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백 국립외교원 중국센터 교수, 왕윤종 현대중국학회 회장(좌장),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이봉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차이나랩 한우덕

포럼 참석자들이 주제 발표를 끝내고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백 국립외교원 중국센터 교수, 왕윤종 현대중국학회 회장(좌장),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이봉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 /차이나랩 한우덕

"4차산업 혁명 분야 빠른 대응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전자상거래 마케팅, 물류 등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질적 고도화는 자국 내 공급확대로 이어져 우리 기업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조철 본부장)

조 본부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소재 및 부품 개발에서 벗어나 소재, 장비, 연구개발 등의 생태계 전반에 대한 GVC 경쟁력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산업을 육성할 것인가 보다 어떤 역할을 국내에서 수행할 것인지를 고려하라는 충고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이 핀테크, AI, 드론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며 "한중 양국의 협력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랩 한우덕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중국이 핀테크, AI, 드론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며 "한중 양국의 협력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나랩 한우덕

최진백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교수는 중국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의 서비스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반적인 경제 위축 속에서도 올해 들어 9개월 동안 3차산업 성장률이 7%에 이르는 등 서비스 분야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특히 빅데이터와 핀테크 등 IT서비스가 19.8%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중국 경제가 미·중무역전쟁보다는 과도한 부채, 민영기업 위축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하방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차이나랩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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