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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선원 부검결과, 사고 직후 2~3도 화상···사인은 익사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주해경이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불이 나 침몰하는 어선 대성호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제주해경이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불이 나 침몰하는 어선 대성호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제주 차귀도 해상에서 불이 난 대성호에서 발견된 선원 김모(60)씨 사인이 화상이 아니라 익사로 잠정 결론 났다.

제주 해경은 20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진행한 부검결과를 공개했다. 부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부검을 통해 해경은 19일 오전 발견된 김모(60)씨 사인이 익사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경이 공개한 부검 소견에 따르면 김씨 얼굴과 팔에서 2~3도 화상 흔적이 발견됐지만 이는 짧은 시간에 화재에 노출된 것으로 김씨 사인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사고 직후 상황과 부검소견 등을 종합해보면 19일 새벽 김씨는 갑작스런 어선 화재로 얼굴과 상반신에 큰 화상을 입은 채 준비 없이 급하게 바다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김씨는 내의로 보이는 얇은 검은색 상의를 입고 있었다. 하의도 작업복이 아닌 얇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이었다. 구명조끼는 입지 않았다. 당시 김씨는 작업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에선 발견 당시 김씨가 큰 화상을 입어 사인이 화상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사인은 익사로 밝혀졌다. 해경 측은 앞으로 폐 등에서 플랑크톤 성분 검출검사를 진행하고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19일 오전 7시 9분쯤 제주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신고가 접수된 지 약 3시간 뒤인 오전 10시 37분쯤 사고해역을 수색하던 제주해양청 헬기에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는 맥박과 호흡이 없었다. 김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헬기를 타고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현재 해경은 실종자 수색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또 사고해역 인근에서 해류를 따라 표류하는 8m 길이 대성호 선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일 오후 현재 구조자는 김씨 한 명이다. 나머지 11명은 실종상태다. 이 배 출항 기록에 따르면 정모(55)씨 등 한국인 선원 6명과 베트남 선원 6명이 배에 탔다. 해경은 추가 실종자 수색과 동시에 사고해역 인근에 표류하는 대성호 선미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자들의 생존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수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이 끝나는대로 선박기술협회 등 4개 기관과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사고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제주=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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