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체 작품 국내 번역출간 3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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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쿠체의 작품 중 국내 번역 출간된 것은 모두 3권. '야만인을 기다리며'(들녁), '추락'(동아일보사), '페테르부르크의 대가'(책세상)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작품이 모두 문학평론가 왕은철 교수(전북대 영문과)에 의해 번역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야만인이란 결국 제국주의자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야만인을 기다리며'에서 작가는 한 진보적 치안판사의 입을 통해 이같이 폭로한다.

'페테르부르크의 대가'는 주인공인 도스토예프스키가 의붓아들인 파벨의 죽음에 관한 의문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소설창작을 위해서는 악마와 손을 잡고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추락'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무대로 흑백 간의 갈등과 폭력의 원인을 탐구한 작품으로, 식민주의와 후기 식민주의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왕교수는 "식민지제국주의 문제를 탈 식민주의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고 알레고리성, 윤리성, 정치성이 짙은 작품을 쓰고 있다"며 "현대 문학이론과 유리되지 않은 채 현실과도 유리되지 않은 독특한 작가"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2월 역시 왕교수의 번역으로 90년 발표작인 '철의 시대'가 출간될 예정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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