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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모랄레스' 멕시코 도착…"살아있는 한 투쟁 계속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을 맞이하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을 맞이하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대선 부정 논란으로 대통령직을 사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망명지인 멕시코에 도착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낮 멕시코 공군 항공기를 타고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내렸다.

사임 발표 하루 만에 망명길에 오른 모랄레스는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들며 비행기에서 내렸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도착 직후 멕시코 정부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향해 "내 목숨을 구해줬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쿠데타로 축출됐다는 주장을 하며 "살아있는 한 정치를 계속하겠다. 살아있는 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모를레스 사임 발표 직후 그의 망명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힌 멕시코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무장관을 공항으로 보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맞았다.

멕시코는 모랄레스를 위해 자국 정부기를 볼리비아로 보냈지만 몇몇 나라들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는 것을 반대해 멕시코 도착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6년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취임해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대선에서 부정 의혹으로 퇴진 압력이 거세지자 10일 사퇴했다.

멕시코 정부는 모랄레스 퇴진이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그에게 망명을 제공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모랄레스가 망명을 신청하면서 망명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날 멕시코에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함께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전 부통령, 그리고 모랄레스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가족이 함께 도착했다.

좌파 지도자인 모랄레스의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 미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에브라르드 장관은 "미국과의 관계는 최근 몇 년 새 가장 좋다"고 일축했다.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XINHUA=연합뉴스]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XINHUA=연합뉴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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