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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재정, 곳간에만 두면 썩어’ 발언 비판에 “맥락 봐달라”

중앙일보

입력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TV 캡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TV 캡처]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자 ‘곳간에 있는 작물들을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린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비판에 “행간의 의미나 맥락을 잘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TV ‘뉴스워치’에 출연해 “저는 늘 언론을 대하다 보니 말은 이만큼 했는데 그중에서 의도와 다르게 일부 말만 활용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 대변인은 재정을 곳간과 작물에 비유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곳간에 작물을 비축하는 것은 홍수나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며 “백성이 굶주렸을 때 쓰라고 비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재정 여건이나 기초 체력들은 굉장히 탄탄하다고 해외에서 판단해 준다”며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한국·독일은 재정 여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확장 재정을 더 적극적으로 펴라고 얘기한다.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경우에도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외환 보유액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 있기 때문에 글로벌 위기에서 한국 경제를 버텨내게 하려면 ‘쓸 때는 써야 한다’는 의미로 확장재정을 설명하려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전날인 지난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곳간에 있는 것이 다 바닥나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하는데, 곳간 작물은 계속 쌓아두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쌓아두기만 하면 썩어버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래세대를 위해 신중하게 집행해야 하는 재정을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농작물에 비유한 것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에 아쉬웠던 점을 묻자 “경제, 일자리,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등을 지적하신다.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한 지적 사항들을 굉장히 경청하고 있다”며 “우리 것만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고 대변인은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겠지만 지금 아직 날짜가 닥치지 않았는데 아니다 맞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고 대변인은 자신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는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것 같다”며 “내게 역량이 있는지, 시대적 요구가 있는지가 결합했을 때 올바른 판단이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의사를 묻는다면 저에게는 아직 그럴만한 역량이 갖춰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에서 역량이 있다고 판단해 (도움을) 요청한다면”이라는 추가 질문에 고 대변인은 “아직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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