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3부(부장 허윤)는 황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선고를 유지한다고 8일 판결했다.
황씨는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하고,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을 의사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 약혼자였던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와 필로폰을 3차례 구매해 총 7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았다.
황씨는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수강, 220만560원의 추징을 선고받았다. 검찰과 황씨는 각각 항소했고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황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 "의미 있는 삶 살길 바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본인도 알다시피 외모와 집안, 배경 등이 알려져 있고 SNS 활동을 통해 유명세를 얻고 있어 일반인들의 관심 대상이 된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필로폰을 매수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투약해 온 것은 향락을 일삼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지만 정식 재판은 이번이 처음이고 3개월 넘는 기간 동안 수감 생활을 한 점,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에서도 마약을 끊겠다고 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항소심 양형 판단에 있어 1심 양형을 변경할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은 한 존중해 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또 "황씨가 마약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안하무인 격인 태도를 보인 것도 있어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처벌에 있어 다른 피고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얻고 있는 유명세는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약을 끊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의미 있는 삶 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쓴 황씨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사회에 봉사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