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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 경제차관, 한국 기업 앞에서 "중국, 안보 위협" 천명

중앙일보

입력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한국의 정ㆍ재계 인사들을 향해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크라크 차관은 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ㆍ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서 “한ㆍ미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서 경제 안보를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중국은 미국 가치에 적대적이고, 미국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날은 미 고위 당국자가 한국에서, 특히 한국 기업인들도 참석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라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직접 전한 메시지가 된다. 외교부와 국무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양국의 관료뿐 아니라 학계 전문가, 기업인, 언론인, 주한 외교단에서 200여명이 참석했다.
크라크 차관은 중국의 행태를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 독일, 한국의 제조업과 첨단 기술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고, 대규모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며 “중국은 비대칭 무기를 사용하며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대해 적대적이고,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 경제 안보’를 언급하며 한ㆍ미 협력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도ㆍ태평양 지역 등에 대한 경제 안보를 추구하고자 하는데 한ㆍ미 관계가 핵심 기둥 역할”이라면서다.
크라크 차관은 전날 외교부 이태호 2차관과 주최한 한ㆍ미 경제고위급협의회(SED)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 관계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선다. 이는 국제 경제 안보 분야까지 확장되는 개념”이라며 “특히 지금 같은 때에는 민간 분야의 에너지, 이노베이션, 자원 등에서 영향력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한ㆍ미가 이에 대해 같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대해 투자 대상국을 빚더미에 앉게 한다며 ‘부채 함정 외교’를 비판해왔다. 크라크 차관의 발언은 한ㆍ미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른 일대일로 전략과 협력하는 방향으로는 가지 말라는 메시지도 담고 있는 셈이다. 동시에 5G 문제 등에서 한국도 화웨이 배제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또 공개적으로 제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신남방정책과 연계해 인도ㆍ태평양 전략에서 협력한다는 입장이지만, 한ㆍ중 관계를 고려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는 7일 한ㆍ미 민관합동 경제포럼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도 크라크 차관의 발언과 관련해 “한ㆍ미 경제 파트너십이 양자 동맹관계의 핵심축임을 강조하고, 공동의 가치를 토대로 세계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한 지속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만 전했다. 크라크 차관이 중국에 대해 한 언급은 소개하지 않았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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