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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소방헬기 조난송출 작동하지 않았다? “블랙박스 확인해봐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경북 포항신항 해군부두에 세워진 청해진함에서 해군 측이 독도에서 추락해 인양한 소방헬기 동체를 특수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경북 포항신항 해군부두에 세워진 청해진함에서 해군 측이 독도에서 추락해 인양한 소방헬기 동체를 특수차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후 독도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에서 조난신호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이날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소방헬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수색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사고 당시 헬기에 장착된 긴급위치발신기(ELT)에서 신호가 송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긴급위치발신기(ELT·Emergency Locator Transmitter)는 비상 상황이 발생해 외부 충격을 받으면 동체의 주요정보를 즉시 발신하는 장치다. 이번에 추락한 EC-225 헬기의 ELT는 동체 꼬리 쪽 내부 안쪽 벽면에 설치돼 있었다.

ELT는 ‘비상상황이다’ ‘나는 어떤 항공기다’라는 정보를 15자리 코드로 발신하는 기기다. 위험을 감지한 탑승자(조종사)가 수동으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고, 충격감지기가 자동으로 발신할 수도 있다. 해경 관제소에서 이 신호를 통해 사고 항공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해군 관계자는 “헬기에 위치 확인 장치가 없었느냐”는 사고 실종자 가족의 질문에 “긴급사고가 나면 (ELT 신호가 송출) 되는데 소방헬기에서는 어떠한 신호도 나온 게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성호선 소방청 영남119특수대장은 “이는 엄정하게 말해 해경 관제소에서 비상 신호를 받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추락 헬기에서 ELT가 작동했는지 여부는 블랙박스를 회수, 조사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연철 한서대 헬기조종학과 교수도 “해경에서 수신하지 못했다는 의미는 맞을 수 있지만 사고 헬기의 ELT 상태가 어땠는지는 불확실하다. 자세한 내용은 사고조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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