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보호무역주의 바람 거세다"…아베 앞 수출규제 우회비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다시 ‘보호무역주의’의 바람이 거세다”며 “‘자유무역 질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자”고 말했다.

4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기념촬영을 위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노보텔 임팩트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오늘 회의가 ‘자유무역 질서’를 지켜내며, ‘동아시아 공동체’의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렇게 밝혔다.

 아세안+3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이 참여하는 다자 회의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도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가운데 우회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문 대통령 모두발언 뒤엔 아베 총리의 모두발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놓아야 한다”며 “아세안+3가 협력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아세안+3 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여 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 폭풍이 몰아칠 때 아세안+3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며 “위기 속에 하나 되어 우리는 세계 경제 규모의 30%를 차지하는 튼튼한 경제권을 만들어냈다”며 아세안+3 국가 간 협력을 거듭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FTA)인 RCEP도 언급하며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타결은 역내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 확대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이달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오늘의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결실을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한 문 대통령은 이후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한 특별 오찬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해 지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에 지지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 참석을 마지막으로 5일 귀국한다.

전날 방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이 주최한 갈라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G20 이후 아베 총리와 넉 달 만에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방콕=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RECP 참여국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RECP 참여국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