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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또 강진…두테르테 머물고 있는 고향집도 금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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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규모 6.5 지진이 강타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북코타바토 주 키다파완의 한 호텔이 심하게 부서진 모습. [AP=연합뉴스]

31일 규모 6.5 지진이 강타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북코타바토 주 키다파완의 한 호텔이 심하게 부서진 모습. [AP=연합뉴스]

필리핀 남부에서 31일 또다시 규모 6.5 강진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졌다. 한 달 사이 세 번째 강진이다.

필리핀 화산지진학연구소는 이날 오전 9시 11분께(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코타바토주 툴루난시에서 북동쪽으로 33㎞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진으로 코타바토주 마킬랄라와 아라칸 타운에서 5명이 건물 잔해 등에 맞아 목숨을 잃었고, 곳곳에서 건물이 붕괴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코타바토주 키다파완시에서는 한 호텔 일부가 붕괴했고, 진앙에서 45㎞가량 떨어진 다바오시에서는 5층짜리 아파트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고향인 다바오시에 머무르고 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도 피해를 입었다. 살바도르 파넬로 대통령궁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다바오시 고향 집 벽에 상당한 균열이 발생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과 가족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강진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돼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이 건물 밖에 머무르고 있으며 피해지역 학교의 수업이 중단됐다.

한국대사관은 한국 교민 일부도 벽 균열, 정전·단수 피해를 봤지만, 아직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벽에 금이 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저. [GMA 뉴스 웹사이트 캡처=연합뉴스]

벽에 금이 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사저. [GMA 뉴스 웹사이트 캡처=연합뉴스]

코타바토주 지역 인근에서는 이미 두 차례 강진이 발생했다. 지난 16일에는 툴루난시 인근에서 규모 6.4 지진이 강타해 7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또 지난 29일에는 툴루난시 북동쪽 25㎞ 지점에서 규모 6.6 지진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두 차례 지진으로 붕괴하거나 파손된 건물만 7700여 채에 달한다.

이날 또다시강진이 발생하며 한 달 사이 세 차례 지진으로 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자리 잡은 필리핀은 연중 크고 작은 지진이 잦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최근 코타바토주에서 강진과 여진이 잇따르는 현상에 주목한다.

당국은 밀집한 활성단층이 상호 작용을 하며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하고 인근 활화산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앞으로 며칠에서 몇주에 걸쳐 크고 작은 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또 다른 강진 가능성도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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