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왜 이혼보도 고소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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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의 이혼 보도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지난 21일 오현경의 이혼 사실을 첫 보도한 모 여성월간지와 이를 인용 보도한 한 일간지를 상대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한 오현경 한 측근의 말이다.

이 측근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오현경의 위임을 받은 이명순 모닝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이 대표는 지난 21일 오현경의 이혼 보도가 나오자 곧바로 변호사를 선임해 발빠르게 이날 오후 늦게 서울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이와 함께 이날 서울지법에 여성월간지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오현경은 지난 6월말 전 남편 면회를 가 세살배기 딸의 양육권을 그녀가 갖는 조건으로 협의 이혼한 뒤 이달 초 미국 뉴욕으로 출국,22일 현재 현지에 머물고 있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사생활을 구체적으로 다룬 부분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이 대표는 22일 오전 뉴스엔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혼 보도 자체를 문제삼는건 아니다.오현경이 이혼한 전 남편을 비난하는 내용이 들어있는 점에 몹시 기분이 언짢다.물론 이혼 보도가 나가지 않기를 바랐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이혼 보도 그 자체 보다는 사적인 부분을 들춰내고 건드린 점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현경과 전 남편의 사생활에 대한 보도가 바로 고소사건으로 몰고간 결정적인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이혼으로 상처받은 오현경과 전 남편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이를 헤쳐나가는데 장애가 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고소장 내용을 언급하며 “오현경은 연예활동을 중단한지 8년이나 흘렀다.지금은 공인으로서가 아니라 자녀를 둔 평범한 여자로,또 어머니로, 일반인들과 별반 다르지않은 삶을 살고 있다.이젠 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있는 데도,또 설사 공인이라고 하더라도 보도의 내용이 이혼하는 한 개인에게 너무 심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오현경이 남편을 비난조로 얘기했다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무척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이 대표는 “여성월간지 기자에게 이혼에 관한 기사를 싣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또 그런 과정에서 나온 이런저런 얘기를 인터뷰 기사로 썼을 뿐아니라 전 남편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처럼 보도된 점에 오현경이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 때문에 오현경의 명예가 크게 침해를 당했고 이를 그냥 묵과할 수 없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이른바 오현경과 남편 사이의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생활 침해에 대해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오현경과 나름대로 친한 기자였고 그런 관계 때문에 만났다.그런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오갔던 것이고 이를 그처럼 나쁘게 표현할 줄 몰랐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더욱이 오현경 측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오현경이 이혼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나서 전 남편의 사생활을 들춰가며 심하게 비난한 것으로 비쳐지는 것에 무척 불편함을 드러냈다.이 대표는 “이혼을 했더라도 오현경이 낳고 키우는 한 아이의 아빠인데 그 사람을 공개적으로 나쁘게 말해 좋을 것이 뭐가 있겠냐”고 되물으며 “어쨋든 아이의 장래를 위해 매스컴을 통해 공개적으로 할 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그건 인터뷰가 아니다”고 못박았다.물론 취재원과 기자와의 대화가 인터뷰 형식으로 보도되는 것에 대해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문제삼을 수도 있고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대목은 오현경의 입에서 나왔다는 전 남편에 대한 비난 내용 보도가 사생활 침해냐 여부가 고소사건의 핵심 현안임에 틀림없다.

이 대표는 “이달 초 미국에 간 오현경이 남편을 매우 나쁜 사람으로 표현한 이혼 기사를 전해듣고 무척 큰 충격을 받았다.더욱이 오현경은 경제 사건으로 옥중에 있는 전 남편이 이 보도를 접한 후 역시 마음에 큰 상처를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어쩔 수 없이 이혼했지만 사랑하고 결혼까지 해 아이까지 낳은 전 남편이 빨리 풀려나와 재기에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예계 일각에서는 이번 고소사건을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기도 한다.어차피 나온 이혼 기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오현경과 전 남편 사이에 개인의 인격과 명예가 걸린 사생활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이런 저런 소문이 확산되지 않도록 극약처방을 써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이혼의 고통에 힘들어하는 오현경과 전 남편을 ‘두번 상처받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을 안타깝게,또 걱정하며 애정의 눈길로 지켜보는 이들의 바람인 것이다.  

[출처=뉴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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