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번지고 있다. 인테리어ㆍ옷가게ㆍ학원 등 경기에 직접 영향을 받는 영세 자영업의 매출이 2년 연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주요 19개 업종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19개 업종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평균 13.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에서 인건비ㆍ재료비 등 경비를 차감하고 사업주가 손에 쥐는 최종 순익을 의미하는 순수익은 지난해보다 -15.8% 감소할 전망이다. 한경연이 각 업종을 대표하는 협회ㆍ조합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내년도 전망은 더 어둡다. 골목상권 업종 대표들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매출이 더 줄어 평균 -15.8%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순수익 감소율 전망치도 평균 -17.2%로 나타났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골목상권의 실적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감소로 현실화될 경우, 상당수 영세 소상공인의 도산이 우려된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것을 포함해 골목상권에 부담을 주는 요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19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 중 12개는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테리어업의 매출 감소율은 지난해 대비 -45%로 가장 컸다. 인테리어업은 주택경기가 둔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31만 4108건으로 최근 5년간 평균 거래량에 비해 36% 줄었다. 의류판매ㆍ학원ㆍ이용원도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35% 가량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목욕ㆍ한의원ㆍ철물점(산업용재)의 매출 감소율 예상치도 -25%로 컸다.
골목상권 협회들은 이 같은 경영악화 원인으로 ▶경기 위축에 따른 판매 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동일 업종 소상공인 간 경쟁 심화 ▶제품 원료ㆍ재료비 상승 등을 제시했다.
대책으로는 ▶경기 활성화를 통한 내수 촉진을 가장 많이 꼽았고 ▶유통ㆍ상권 환경개선 ▶최저임금 동결 ▶세제 지원 등을 기대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