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교통 확충에 최대 역점|서울시 교통 종합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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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시가 마련한「서울교통 종합대책 중기(90∼94년)계획」은 교통문제와 관련, 처음으로 세워진 종합계획으로 교통지옥을 막기 위한 가능한 모든 시책이 총망라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통종합 대책의 골격은 지하철·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크게 개선,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반면 승용차 이용을 직·간접 규제하고 주·정차 질서 등 자동차문화를 조기 정착해 차량통행을 원활히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종합대책을 수립한 것은 시내의 경우 온종일 어느 곳이나 러시아워 현상을 빚는 등 교통난이 악화일로를 치달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시의 자동차는 80년20만7천대에서 89년8월 현재 91만7천대로 4·5배 증가했으나 이에비해 도로율은 80년 15%에서 89년 18%로 단지 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도심운행속도는 80년 시속30·8km에서 89년 19·9km로 크게 떨어져 거북이교통이 가속되고 있는 추세다.
출·퇴근 때 지하철의 혼잡도는 2백55%, 시내버스는 1백30∼1백65%에 달하고 이 같은 교통정체로 인해 시간 손실을 돈으로 따지면 연간 1조8천2백23억원, 유류 손실액 3천3백68억원 등 총2조1천5백91억원에 이르는 사회적 비용의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이번 종합대책에서 ▲대중교통 개선 ▲기존도로의 소통 촉진 ▲가로망 확충 ▲주차장 확충 및 관리개선 ▲차고증명제 등 교통수요 관리를 위한 각종제도 마련▲교통안전·질서확립 등, 교통 전체분야에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 한꺼번에 실시해 나가기로 했다.
◇자가용차량 수요억제책=차고증명제를 비롯, 운행거리에 따른 자동차세의 차등부과, 승용차 통행 제한구역 지정 검토방안 등은 심각한 교통문제·주차난 등을 고려할 때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면서도 시행단계에서는 거센 반발과 함께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차고증명제는 주차할 곳은 생각하지 않고 승용차를 마구 구입, 주택가 골목길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도로가 막혀 한밤중 응급차·소방차등 긴급차량이 드나들 수 없을 정도가 돼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나온 것이나 일본에서는 70년대 한때 시행했다가 78년 거센 반발에 부닥쳐 폐지했던 제도다.
현행 건축법상 단독주택의 경우 건평 2백50평방m(75·6평)이상일 때만 차량 1대분의 주차장 시설을 의무화하고 있을 뿐 그 이하는 주차장을 갖추지 않아도 되도록 돼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단지 내 전체가구의 총 면적을 가구수로 나눈 평균면적이 85평방m (25·7평)이상은 1백50평방m(45·3평)마다 1대씩, 그 이하는 2백인평방m(75·6평)마다 1대씩으로 돼 있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 같은 주차시설로는 폭증하는 자동차를 감당할 수 없다는 분석에 따라 단독주택은 앞으로 1백50평방m마다 1대씩, 공동주택은 전용면적기준 ▲40∼60평방m 0·4대▲60∼85평방m 0·6대 ▲85∼1백15평방m 1대 ▲1백15∼1백50평방m 1·5대 ▲1백50평방m를 초과할 때엔 2대씩으로 대폭 강화하는 방법과 병행해 차고 증명제를 함께 검토키로 한 것이다.
8월말현재 서울시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91만7천2백6대인데 승용차는 이중 60만6천6백28대로 66·1%를 차지, 전체의 3분의2나 된다.
◇승용차운행 억제=3인 이상 탄 승용차와 7인 이상 탄 봉고에 대해서는 유료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자동차보험 제도를 개선, 운전자가 원해 태운 승객이 교통사고를 당할 경우 보험금의 80%까지만 보상토록 된 현행제도를 운전자와 같이 1백%까지 보상토록 할 방침이다.
차량통행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번호 끝자리 수를 기준으로 해당일자 끝자리 수에 맞추어 운휴하는 방식을 91년부터 실시키로 검토중이다.
건물을 지을 때 생기는 교통영향 평가도 현재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예식장·백화점등 대량 교통유발 시설은 규모에 관계없이 교통영향 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침을 91년1월부터 시행한다.
◇대중교통=현재 4개 노선 1백16·5km인 지하철을 8개 노선 3백19km로 늘려 수송분담율을 현재 16·8%에서 46·8%까지 끌어올려 대중교통의 주역화 할 계획이다. 또 이미 노선망이 확정 발표된 8개 노선 외에 환상형 도심순환 지하철노선의 추가건설도 검토중이다.
아울러 93년 이후 건설키로 한 지하철은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릴리시에서 운영되고 있는 경 전철화를 추진, 도심순환·부도심순환노선에 좁은 궤도로 건설해 고무바퀴가 달린 소형전동차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시내버스는 90년 초 영국에서 2층 버스 2대를 도입, 시범 운행한 뒤 91년부터 11개 노선 1백3대로 늘려 운행하는 등 대중교통 수단으로 획기적 전기를 맞게된다.
택시는 장거리승차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현재 평균10대4인 기본요금과 주행요금 비율을 10대8로 상향조정하고 개인택시의 현행3부제를 2부제로 바꾸는 등 개인택시 위주로 전환, 서비스개선을 도모한다.
◇고속화도로=90년부터 93년까지 연장 46·2km의 서울시내 도심순환 고속화도로와 94년부터 98년까지 연장 59·1km의 외부순환 고속화도로를 건설한다.
도심순환 도로는 5천1백90억원을 들여 기존의 강북도로(성산대교∼성수동)를 4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 신설 될 북부간선도로(성산대교∼구리시)및 동부간선도로(상계동∼장지동) 의 일부 구간과 연결하고 외부순환 도로는 4천1백89억원을 투입, 행주대교∼남부순환도로∼중부고속도로∼북부 순환도로를 연결한다.<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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