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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공개는 두렵다"…국회 출석한 김상교, 與의원 회유 의혹 설명

중앙일보

입력

버닝썬 최초제보자 김상교씨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정위원회의 행전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인사혁신처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버닝썬 최초제보자 김상교씨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정위원회의 행전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인사혁신처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버닝썬' 사건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김상교씨가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여당 의원이 자신을 회유하려 한 정황에 대해 공개 증언했다. 김씨는 이달 초 유사한 내용의 언론 인터뷰를 한 일이 있다.

그는 여당 의원을 처음 만나게 된 경위부터 밝혔다. "한 언론사 기자가 '의원님이 뵙고 싶어하니 볼 수 있겠느냐' 해서 만났다"는 것이다. 김씨는 "그 자리에는 진보단체 간부급 인사가 함께 있었다. '내부 고발자 모임'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부 고발자 모임에 서지현 검사,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 윤지오씨 등이 소속된 게 맞냐’(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는 질문에 “비밀모임”이라며 “그중에 뵌 분도 있다”고 했다. 또 “제가 가지 않은 날 (관계자에게) 전화가 와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람이 와있다고 얘기하고 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해당 내부 고발자 모임에서 "(버닝썬 사건의) 최초 폭행자가 밝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최순실씨 조카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에게 폭행 당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주어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맥락상 여당 의원으로 들렸다. 김씨는 다만 "제2의 국정농단으로 키우자"는 발언이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원님이 직접 얘기한 게 아니라 함께 나온 진보단체 간부가 소개해준 분이 그런 식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폭로 배경과 관련해선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버닝썬 약물 피해자들을 모시고 그분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도와달라) 얘기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저에게 '그만해라 여기까지 해라'라고 할 뿐 도와주지는 않았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또 "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생길 것 같다는 생각에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밝혀나가고 있는데도 점점 더 큰 권력들이 저를 회유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들을 계속 느꼈다"고도 했다.

버닝썬 최초제보자 김상교씨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정위원회의 행전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인사혁신처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버닝썬 최초제보자 김상교씨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안정위원회의 행전안전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찰청, 인사혁신처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최근 구속된 윤모 총경이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배경에 대해서도 "경찰청장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김씨는 "모임 관계자가 '승리·정준영 카톡방에서 경찰총장 얘기가 나오고, 사람들이 경찰총장이냐 경찰총경이냐라고 따질 때 우리들은 윤 총경인줄 알았다, 경찰청장보다 힘이 세기 때문'이라고 저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자신을 회유했다고 하는 여당 의원과 진보단체 간부의 실명 공개는 거부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이 "이 자리에서 회유 시도한 민주당 의원 실명을 밝히라"고 주문하자 김씨는 "제가 법적으로 보호를 받기가 (어려울까 봐) 걱정이 돼서 두려운 감이 있다" 답했다. 김 의원은 "보호받을 수 있는 자리"라고 하자, 전혜숙 행안위원장(민주당)이 "아닌데…"라고 개입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는 태양광 사업 특혜의혹을 받았던 허인회 녹색드림협동조합(녹색드림) 이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감사원은 지난 7일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내고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업체를 선정하면서 불합리한 참여 기준을 세우고 검토를 소홀히 해 녹색드림 등 특정 협동조합이 혜택을 봤다"고 발표했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탈원전 덕에 태양광 사업에 재미를 보신 것 맞나"고 물었다.

허 이사장은 이에 "재미를 볼 준비를 많이 했으나, 재미를 볼 의도는 분명히 있었으나 현재 결과적으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직원 20여 명, 계약직 70여명 등 도합 90여명이 일을 하다 언론 지적 등 이어지며 (사업이) 10분의 1 규모로 줄며 10여 명이 일한다"는 이유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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