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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트럼프 닮아가나···영향력 지수 소프트파워 1위→5위

중앙일보

입력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가운데)이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 참석해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가운데)이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 참석해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1]

국가의 군사ㆍ경제력 등 전통적인 ‘하드 파워’가 아니라 문화ㆍ지식 등을 기반으로 한 영향력을 의미하는 ‘소프트 파워’ 평가에서 미국의 성적이 뚝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나타난 수직 하락 현상이다.

 영국 컨설팅회사 포틀랜드 커뮤니케이션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공공외교센터와 페이스북의 협조로 진행한 ‘2019 글로벌 소프트 파워’ 조사 결과 미국은 올해 5위를 기록했다. 포틀랜드 커뮤니케이션은 매해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나라별 소프트 파워 순위를 매기고 있다.
2016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엔 4위, 올해 5위로 지속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프트 파워 순위는 정부ㆍ대외관계ㆍ기업ㆍ교육ㆍ디지털ㆍ문화 등 6개 분야로 나눠 각국이 발표하는 데이터(65%)와 세계 25개국 1만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여론조사(35%)를 합산해 집계한다. 미국은 이 가운데 정부 분야에서 순위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6위→올해 25위)  포틀랜드 커뮤니케이션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 변화 공동대응을 위한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서명을 거부하는 등의 행동을 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이미지가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 순위는 19위였다. 역대 가장 높은 순위다. 2015년 20위를 기록한 이후 2016년 22위까지 순위가 떨어진 한국은 2017년부터 한 계단씩 순위를 회복했다.
19위라는 성적에는 지난해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3월 평창 겨울 올림픽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국은 ‘온라인 참여 지수(e-participation)’에서 1위를 차지했고 교육 분야에서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2위로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 분야 순위는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9위로 한 계단 올랐다.
정부 공공외교 전문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24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제2회 공공외교주간 기조회의 ‘소프트 파워와 공공외교의 평가’에서 조나단맥클로리 포틀랜드 커뮤니케이션 아시아 지역 총괄 국장을 초청해 이런 ‘2019년 소프트 파워 30’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근 KF 이사장은 “서구 국가들 위주의 소프트 파워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퍼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위는 프랑스가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된 ‘마크롱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파리에서 G7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기후 변화 대응 관련 노력을 이끄는 리더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영향으로 지난해 1위였던 영국은 2위로 내려앉았다. ‘북ㆍ미 대화 중재자’로 떠오른 스웨덴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4위로 4단계 수직 상승했다.
일본은 올해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8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5위에 비하면 세 계단 떨어졌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소프트파워가 큰 국가로 평가됐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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