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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검찰개혁, 정치적 공방 때문에 국민 갈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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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김성복 한교총 공동대표, 문 대통령,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교회협의회 총무.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7대 종단 지도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김성복 한교총 공동대표, 문 대통령,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교회협의회 총무. 강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지금은 검찰개혁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국민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들도 정치적인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 #“협치 노력했지만 진척이 없어” #김성복 “정부, 반대 목소리 들어야” #야당 “대통령, 책임 통감않고 남탓”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로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해 연 오찬간담회에서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은 더 높아지고, (이는)곧바로 국민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공수처법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자유한국당 등을 겨냥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야권이 국민 지지가 높았던 공수처 설치를 정쟁 소재로 삼으면서 여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요구는 훨씬 높았다”며 “반칙이나 특권뿐만 아니라 합법적 제도에 내재된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 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 속에 어떤 불공정한 요인이 내포돼 있는지 찾아내고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되는데, 공정에 대해서도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가운데 정치적인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론 “국민통합이란 면에서 나름대로 협치 노력을 하기도 하고, 통합적 정책을 시행하며 노력해왔지만 진척이 없는 것 같다”며 “국민통합, 화합을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우리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역시 종교 지도자께서 더 큰 역할을 해 주셔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간담회에선 “국민통합에 종교인이 앞장서 달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한계도 있다. 정부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갈등을 해소하는 단초가 만들어질 것”(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이란 의견이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생각이 다양한 것은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생각이 다르다고 상대를 이해하지 않고 증오와 적대감을 증폭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전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과제이다.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좋지만 관용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독불장군식 처리로 국민을 광장으로 내몬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남 탓만 할 뿐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것이 대통령의 상식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오늘 국회 시정연설=22일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내년도 예산안 주제)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오찬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등 7명이 참석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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