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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염증성 장 질환 막고 진행 늦추는 첫걸음은 금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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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증성 장 질환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위장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이른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염증이 발생하지만,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나 발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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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은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르다. 한 달 이상 지속하는 설사, 복통, 혈변, 빈혈,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부분 진단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염증성 장 질환은 그동안 청장년층에서 호발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올해 발표된 국내 역학 연구결과, 60대 이상 남성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고령에서 염증성 장 질환이 호발하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염증성 장 질환의 발병을 예방하고 병의 빠른 진행을 막으려면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금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크론병 발병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항문 합병증으로 고생할 확률이 높다. 크론병 환자가 적절한 약물치료에도 장염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가장 먼저 체크해 보는 것이 ‘현재 흡연 여부’일 정도로 크론병 환자 치료에서 금연은 필수다.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흥미롭게도 흡연하다가 끊으면 발병 위험이 커지지만 지속해서 흡연하는 경우 비흡연자보다 오히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건강보험공단 검진을 받은 230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을 지속하는 경우 비흡연자보다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 위험은 8% 감소하지만, 담배를 끊는 경우 발병 위험이 약 80% 증가하고 흡연 기간과 누적 흡연량에 따라 약 2.5배까지 커진다. 흡연이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 위험을 약간 줄인다고 해도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흡연량이 많아질수록 궤양성 대장염의 잠재적인 발병 위험만 커질 뿐이다.

 염증성 장 질환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해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려면 진단 직후부터 적절한 약물치료를 용법에 따라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금연, 절주,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과 수면 등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평소 최적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면 질병으로 받는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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