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판에"신예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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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예기치 않은 복병 김칠규(김칠규·23·현대)가 제17대 천하장사에 올라 괴력의 강호동 (강호동·일양약품)과 함께 새 스타로 등장, 씨름판이 일거에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했다.
현대 팀의 창단 멤버로 입단해 매일 밤 생달걀 10개씩을 까먹으며 3년9개월 동안「황제」 이만기(이만기·26)의 연습상대였던 김칠규는 12일 잠실학생 체육관에서 끝난 제17회 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에서 3일전 백두장사에 오른 여세를 몰아 천하·백두 동반 우승을 노리던 인간기중기 이봉걸(이봉걸·32·럭키금성)에게 예상을 뒤엎고 3-2로 역전승, 민속씨름데뷔 1백6게임만에 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칠규는 31회 대회(87년10월)백두장사2품, 10회 천하장사(86년6월)7품이 최고성적이었다.
『결승직전 이만기 형이 귀뜀해 준「들어오면 감고, 밀면 빠져라」는 대 이봉걸 경기의 노 하우가 제대로 들어 맞았다』는 김은 경남 산청출신으로 진주상고 1년 때 동네씨름꾼이었던 부친 김병호씨(김병호·52·농업)의 권유로 샅바를 잡았다. 황대웅(황대웅·삼익가구 양곡종고졸)과 함께 흔치않은 고졸 씨름꾼인 김칠규는1m85cm에 유연한 허리가 특징으로 발이 빨라「쌕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 빠른 발을 이용한 허리치기와 뿌리기의 연계동작이 능란하다.
한편 돌풍의 주역 강호동은 8강 전에서 이만기와 대결, 두판 내리 잡치기와 허리치기로 완승을 거두어 종래「이만기 독주시대」에 완전히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강호동은 준결승에서 이봉걸의 덧걸이 기습에 걸려 2-1로 석패했다.
◇천하장사 순위
▲장사=김칠규(현대) ▲1품=이봉걸(럭키금성) ▲2품=강호동(일양약폼) ▲3품=곽연근(럭키금성) ▲4품=임용제(조흥금고) ▲5품=황대웅(삼익가구) ▲6품=이만기(현대) ▲7품=이민우 (삼익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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