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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대 “우린 중국인” 외친 남성 폭행…들끓는 본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홍콩 시위대에 “우리는 중국인”이라고 말했다가 폭행당한 중국인의 영상이 공개돼 중국 내 반감이 확산되고 있다.

SNS 통해 현장 영상 급속히 번져 #중앙정부 개입 촉구 여론 확산

중국 정부가 복면금지법 시행과 폭력 시위 강경 진압을 지지하고 나선 지난 4일. JP모건체이스 홍콩지사 앞에서 점심식사를 사들고 건물로 들어가려던 중국 남성이 시위대와 언론에 가로막혔다. 이 남성은 “본토로 돌아가라”고 외치던 시위대를 잠시 응시하더니 뒤돌아서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다”(영상중 55초 지점)라고 외쳤다. 그가 다시 건물로 향하던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 한 명이 달려 들어 그의 얼굴을 수차례 가격했다. 안경도 날아갔다.

이 상황을 담은 휴대폰 영상은 이날 오후 중국 웨이보(중국식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번졌다. “야만적인 폭력 집단” “광기에 빠진 시위대가 국제도시 홍콩을 파괴하고 있다”등의 비난 글이 쇄도했다. “경찰이 홍콩의 치안을 유지할 능력이 있는가”라며  중국 중앙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취지의 글까지 나오고 있다.

전날 20년 만에 처음으로 운행이 전면 중단됐던 홍콩 지하철은 6일 오전 일부 구간에서 재개됐다. 그러나 여전히 절반 가량의 역사가 진입이 금지된 상태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4개 역사 중 45개 역에서 계속되는 시위로 내부 시설이 파손돼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는 오후 2시 코즈웨이 베이 등 중심가에서 다시 시작됐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도로를 점거한 수천 명의 시위대들이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홍콩에 자유를” “저항하라 홍콩인이여” 등을 외쳤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홍콩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으로, 경찰이 시위대에 복면 제거를 요구하며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복면을 착용한 시위대는 줄지 않았다. 이날 14세 소년 1명이 경찰의 실탄 사격으로 부상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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