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in&Out레저] (유류 할증료 + 세금) 빠졌다면 불량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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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도 많은 이들이 여행사의 해외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휴가 여행을 떠난다. 날짜가 임박해 상품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한 채 구매하면 실망만 안고 돌아올 수 있다.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여행 상품 고르는 요령을 소개한다.

솔직한 가격인지 따져보자

해외 여행 상품의 가격은 대개 뒷자리가 '9만9000원'이다.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게 여행사들 설명이다. 문제는 일부 여행사가 솔직한 가격을 내놓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는 아닌데 싼 것처럼 포장하고자 '눈 가리고 아웅'을 하는 것이다.

상품 가격에는 어떤 것들이 포함돼야 할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승인한 '국외여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이렇다. 항공기.배.철도 등 이용 운송기관 운임, 공항.역.부두와 호텔 등을 연결하는 송영버스 요금, 숙박비 및 식사비, 안내자 경비, 여행 중 필요한 각종 세금, 국내외 공항.항만세, 관광진흥개발기금, 일정표 내 관광지 입장료, 기타 개별 계약에 따른 비용 등. 이것들은 의무적으로 여행 가격에 포함하도록 돼 있다.

'불량한' 여행사들은 이 중 항공 요금에 부가되는 유류 할증료와 세금(인천공항세.현지공항세.전쟁보험료.관광진흥개발기금 등) 등을 상습적으로 빠뜨린다. 유류 할증료란 유가 인상에 대비해 항공사가 부가하는 것으로 노선별로 매월 달라진다. 유류할증료와 세금을 합하면 방콕은 8만원대, 파리 20만원대 등 만만찮은 액수가 된다.

또 '선량한' 여행사들이 여행자 보험 가입비를 가격에 포함시키는 데 반해 불량한 여행사들은 이를 누락시키곤 한다.

'선택 관광'이 포함된 상품은 유심히 살핀다

여행 일정 중 '선택 관광'(옵션 관광)이란 게 포함된 상품들이 있다. 여행지 현지에서 여행자의 취향 또는 체력에 따라 자유롭게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일정이다. 선택 관광에 참가하면 현지에서 추가 비용을 낸다.

문제 있는 여행사의 경우 선택 관광을 강권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여행사에선 '필수 옵션'이라는 해괴한 표현을 쓰기도 한다. 물론 일정 중 '선택 관광'이 포함돼 있다 해서 꼭 나쁜 상품은 아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택 관광'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도록 돼 있는지 여행사에 확인하자. 여행사 측에서 시원스러운 답을 못 한다면 상품의 질을 의심해봐야 한다.

상품 파는 여행사와 진행하는 여행사가 다를 수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자사가 직접 만들지 않은 상품도 판매하는 게 관행이다. 소비자는 A여행사에 여행 비용을 지급했는데, 공항에 나가보면 B여행사의 인솔자가 나와 있는 경우가 그렇다. A, B 여행사 어디와 계약을 하든 가격은 똑같다. 대신 A여행사는 상품 가격 중 일부를 B여행사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다. 아파트단지 상가의 조그만 공간에서도 여행사 운영이 가능한 것은 이 같은 유통 구조 때문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계약하기에 앞서 어느 여행사가 만든 상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어 해당 여행사 홈페이지에 가 '고객 게시판' 등을 읽어보며 여행사의 질을 판단한다. 일행 중 노약자가 있어 여행사에 특별 주문을 하고 싶다면 상품을 판 여행사가 아닌 진행하는 여행사 측에 요청해야 한다.

충실한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사를 택한다

여행 만족도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게 현지 가이드와 숙소다. 이 둘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사라면 일단 믿을 만하다. 앞서 가는 여행사의 경우 홈페이지 여행상품 코너에 인솔자나 현지 가이드의 인적 사항 및 연락처, 소비자가 묵게 될 숙소의 홈페이지 등을 세세히 안내한다. 이들에 대해 우물쭈물 하는 여행사라면 피하는 게 현명하다.

특정 여행사의 신뢰도가 궁금하다면 한국일반여행업협회(www.kata.or.kr.02-752-8692)에 문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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