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산대 총장 “조국 딸 서류 위조 드러나면 입학 취소”

중앙일보

입력

전호환 부산대 총장. 송봉근 기자

전호환 부산대 총장. 송봉근 기자

전호환 부산대 총장은 ‘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이하 조국 파면 연대)’와의 면담에서 “동양대 표창장 서류 위조가 법적으로 확인되면 입학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조국파면연대 비공개 면담서 밝혀 #“사법부 판단 이후 절차대로 진행할 것” #모집요강에 서류 위조 시 입학 취소 명시 #

조국 파면 연대 공동 간사단은 30일 오후 부산대를 방문, 전 총장을 만나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 부정 입학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이같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국 파면 연대는 지난 16일 결성됐으며 매주 부산 서면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총장 면담에는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부산경실련 이만수 고문, 부산자유민주애국시민총연합 나영수 집행위원장, 이성권 전 의원, 곽규택 변호사 등 공동 간사단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하 의원은 “의전원 입학에 활용된 동양대 총장상 등이 허위로 밝혀지면 부산대에서 입학 규정 등에 따라서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부산대 관계자는 “장관 딸이 아니라 누가 서류를 제출하더라도 서류가 위조된 것이 법적으로 밝혀지면 입학 취소 등 조치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이 사안은 총장 혼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사법부 판단 이후 조사위원회 등을 구성해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할 문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지난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조국 파면 부산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유재중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위원장, 양당 당협·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송봉근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은 지난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조국 파면 부산연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유재중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 하태경 바른미래당 부산시당 위원장, 양당 당협·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송봉근 기자

부산대는 고려대 입학이 취소되거나 동양대 표창장 위조가 드러나면 부산대 의전원 입학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지난달 26일 열린 ‘조 장관 딸의 입시 비리 관련 기자회견’에서 신상욱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장은 ‘고려대에서 조 후보자 딸의 입학을 취소할 경우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신 원장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자격이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이니 상식적으로 파악할 때 그렇게 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후 동양대 표창장 위조 논란이 일자 부산대는 지난 5일 의전원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새벽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조 장관 아내인) 정경심 씨가 (총장상을) 위임해달라고 했다”며 총장상이 허위임을 언론에 밝혔다.

이에 부산대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의전원 입학 당시 제출한 동양대 표창장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면 그때 가서 입학본부 회의 등을 거쳐 입학취소 여부를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썬 동양대 총장상이 허위인지 아닌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14년 5월 확정된 부산대의 ‘2015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신입생 모집 요강’의 지원자 유의사항에는 ‘입학원서 등 제출서류 미비 또는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르거나 서류의 변조, 대리시험 또는 부정행위자는 불합격 처리한다. 또한 입학 후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한 사실이 발견되면 입학을 취소하고 졸업한 뒤라도 학적말소 조치한다’고 돼 있다.

조 장관의 딸(28)은 부산대 의전원 입학 당시 동양대 표창장 원본을 제시한 후 사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씨는 부산대 의전원 자기소개서 4번 문항인 ‘수상 및 표창 실적’에 ‘동양대 표창장’을 기재했다. 부산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자기소개서 5개 문항 중에 표창 실적을 기재하는 문항이 있다는 것은 가점을 주겠다는 의도로 보면 된다”며 “조씨가 표창장을 기재했다면 서류평가에 가점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