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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무산 논란…충청권 반발 거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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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지난 4월 열린 세종시 특별법 개정 대토론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피켓을 들고있다. [뉴스1]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지난 4월 열린 세종시 특별법 개정 대토론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피켓을 들고있다. [뉴스1]

대통령 세종집무실(제2집무실) 설치 무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이에 충청권은 “현 정부의 균형발전 기조와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충청권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상생발전을 위한 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충청권 공대위)’는 최근 논평을 내고 “청와대는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여부에 분명한 입장을 내놔라”고 요구했다.

광화문 이전 무산 뒤 추진했으나 #청와대 관계자 “설치 않을 것” 발언 #대변인도 부인 아닌 “논의 중” 해명 #시민단체 “분명한 입장 내놔라”

이와 관련, 한 언론사는 지난 1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세종시에 대통령 제2집무실을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결론 났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은 세종시에 가면 정부세종청사 내에 있는 기존 시설을 이용하면 되고, 새로운 시설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 당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제2집무실과 관련해 현재 결정된 바 없고,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충청권 공대위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혼란을 불러온 데다, 청와대가 세종집무실 설치에 부정적 의지를 가졌는지 의심되는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불러온 근본적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올해 무산된 이후 대통령 지시로 지난 2월부터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와 관련한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설치 여부 방침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까지 나오는 등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세종시는 행정안전부와 과기정통부 등이 입주해야 할 청사를 지을 때 대통령 집무실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충청권공 대위는 또 “청와대가 세종집무실을 설치하지 않기로 내부 결정했다면 이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추구하겠다는 국정운영 방침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 중인 국회 세종의사당,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과도 흐름이 어긋난다”며 “청와대의 불분명한 태도와 모순된 정책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고, 국정 신뢰도까지 떨어뜨리고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내부적인 결론 난 것에 대해 세종시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은 “민주당은 행정수도 세종과 관련해 책임지지도 못할 말과 온갖 쇼만 벌이면서 양치기 소년과 같은 꼴이 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은 집권당으로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병석(대전 서갑)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충청권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청와대 세종집무실은 당론”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명실공히 국토균형발전의 핵은 세종행복도시이고, 국회 세종의사당과 제2집무실이 오는 것은 행복도시 완성이자 국토균형발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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