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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총서 “조국 비판 여론 귀 기울여야”…지도부는 함구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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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조정식 정책위의장. 이인영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앞줄 왼쪽부터 조정식 정책위의장. 이인영 원내대표.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4일 국회에서 정책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국 ‘조국 사태’ 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발언자 대부분 검찰 수사 성토 #150분간 격론 끝 “수사 지켜보자”

조국 법무부 장관을 향한 비판 여론에 당이 귀 기울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당 지도부는 의총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엄한 함구령을 내렸다. 의총은 2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의총이 끝난 뒤 정춘숙 민주당 대변인은 “14명의 의원이 자유발언을 했고, 9명이 조 장관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조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가진 국민의 목소리도 우리가 잘 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금태섭 의원이 조 장관에게 비판적인 여론이 시중에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청문회에서도 조 장관에게 언행 불일치를 강조하며 쓴소리를 했다.

의총에서 나온 다수의 발언은 23일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찰에 대한 성토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당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부터 “현직 법무부 장관 집을, 그것도 11시간이나 걸쳐 압수수색하는 사태를 보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참 어이가 없다”며 “지금 온 세상이 검찰에 의해 모든 것이 다 말려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과도한 수사나 압수수색, 기소로 검찰이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강력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검찰이 7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고 하는데 대단한 일이다”며 의총 내 검찰 성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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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당에서 내는 메시지를 우려하는 의견이 있었다. 당이 제대로 대응을 못 해 ‘조국 사태’가 수습이 안 되고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였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조국 사태’)의 출구전략이라고 할 만한 것은 얘기가 없었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 조 장관 부인 정경심씨의 추가 기소 이후 대응책에 대해서도 “예단하기 어려우니 그 상황이 오면 다시 의논하자는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의총에서 나온 의원들의 발언이 언론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오늘 의총에서 함구령을 워낙 세게 내렸다. 평소보다 훨씬 더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성민·하준호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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