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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참석한 조국 "장관님, 저 때문에 불편하시겠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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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다음날인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파란 셔츠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출근한 조 장관은 “압수수색을 미리 알고 있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조 장관에게 기자가 질문을 계속하자 조 장관은 옆에서 엘리베이터를 함께 기다리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장관님 저 때문에 불편하시겠습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박 장관은 웃으며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검찰은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조 장관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및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사모펀드 운영에 개입하고 자녀 표창장을 부정 발급한 정경심 교수와 조 장관이 공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사 1명과 수사관 6명이 투입된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은 오전 9시부터 시작해 11시간이 지난 오후 8시 직전에 끝났다. 검찰은 조 장관의 자택에서 박스 2개 분량을 가지고 나왔다.

사상 초유의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조 장관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23일 저녁 조 장관은 퇴근하며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검찰을 비판하고 “마음을 다잡고 장관으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4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대정부질문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대정부질문은 사실상 제2의 조국 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대정부질문 참석이 예상되는 조 장관을 국무위원이 아닌 인사청문 대상자로 보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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