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하태경 징계에 “손학규 정치 이렇게 추하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결정하면서 바른미래당 분당 가능성이 가시화됐다.

바른미래당 분당 가속화 분위기 #당권파 “비당권파 짐을 싸란 뜻”

당 윤리위는 18일 한밤중 손학규 대표를 향해 “나이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고 발언해 윤리위에 제소된 하 최고위원에 대해 직무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징계대로라면 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직이 정지돼 최고위에 참석할 수 없게 된다.

비당권파의 리더격인 유승민 의원은 19일 윤리위 징계 결정에 대해 “손 대표가 정치를 이렇게 추하게 할지 몰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후 비당권파가 소집한 긴급 의원총회 중간에 나와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기 때문에, 지금 당 상황을 정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굉장히 고민이 깊어진다. 앞으로 의원들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깊이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총에는 손 대표 등 당권파 의원들은 모두 불참했다. 비공개 의총 직후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즉각 윤리위 징계 철회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 의원과 오 원내대표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각각 “너무 앞서나가는 얘기” “아직까진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당내 반대세력을 숙청한 뒤 당을 팔아먹으려는 손 대표의 정치공작”이라며 반발했고, 오 원내대표는 “더는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와 함께하기 어려워졌다. 가만히 앉아서 죽는 길로 갈 건지, 손 대표를 빼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건지 모든 당원이 함께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권파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결정에 대해 “사실상 비당권파가 짐을 싸란 뜻”이라고 해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