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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직원 단톡방서 'X지랄' 등 폭언 부산신보 이사장 조사

중앙일보

입력

부산신용보증재단 신청사. [연합뉴스]

부산신용보증재단 신청사. [연합뉴스]

부산시가 간부 직원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욕설과 폭언을 한 이병태 부산신용보증재단(부산신보) 이사장 조사에 착수했다.

부산시는 12일 오거돈 시장이 이 이사장의 행위를 보고받고 류제성 감사위원장에게 엄정하게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류 감사위원장은 이 이사장이 해당 행위를 하게 된 정확한 경위 등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부산신보 본부장 등 간부 19명이 참여한 단톡방에서 ‘무슨 X랄을 떠는 거야’, ‘X같은 직장’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이 이사장은 욕설 부분은 실제로 X로 표기했다.

이날은 부산신보의 영업점장 회의가 열린 날이었다. 회의 뒤 이 이사장은 간부들의 식사 참석을 지시했는데 상당수가 불참했고, 한 본부장이 단톡방에서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 문자 폭탄의 발단이 됐다.

이 이사장은 오후 10시 38분 “대한민국 지방 공기업에서 매니저(간부)로 살아가는 의무에 대해 가르쳐 드리겠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내일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채팅 멤버 19명에게 휴식을 주시기를 청한다”는 한 간부의 요청이 있었지만, 이 이사장은 “본부장, 무슨 X지랄을 떠는 거야”, “혈압이 올라 잠을 잘 수 없다. 비가 내립니다. X같은 비가 내립니다”라고 거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산 24만 소상공인들, 부산 재단 115명의 직원들, 그들의 공익을 침해한 자들을 밝혀낼 것입니다. 현재 근무 중인 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퇴직자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날이 바뀌어 29일 새벽이 되도록 거친 말을 이어갔다. ‘니기미 X팔’ ‘이게 무슨 공기업이야’ ‘이런 X같은 직장에 온게 너무 후회스럽다’ 등의 폭언은 5시간 넘도록 새벽 4시까지 이어갔다.

이 단톡방은 29일 오전 8시 20분께 폐쇄됐으며, 이사장은 거친 발언에 대해 직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이사장은 “회사 경영과 관련해 그동안 쌓인 불만과 스트레스가 이날 마신 술로 폭발한 것 같다. 화를 다스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또 “부산신보는 이사장이 아무런 힘도 없는 식물재단으로, 지난 이사장 때 굴욕적인 단체협약으로 경영권이 노조에 대부분 있어 이사장이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영업점장 회의를 이사장이 주재하면 노조 지부장도 참석해야 돼 어쩔 수 없이 본부장 주재로 맡겼는데, 노조의 눈치를 보는 부서장들이 식사 자리에 불참해 너무 화가 나 그랬던 것”이라고 부산일보를 통해 전했다.

이 이사장은 11일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고 부산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시중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한 이 이사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 오거돈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부임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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