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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인상·미래계획' 응답 없자, 한국GM노조 전면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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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인상과 생산물량 배정을 요구하던 한국GM 노동조합이 9일부터 3일간 국내 모든 공장에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이 기본급 인상안에 대해서 절충안을 내놓지 않은 데다가 부평 2공장 등 국내 생산시설에 대해서 가동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구조조정 중인 한국GM 측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97년 대우차 전면파업 이후 22년만 #4조원 손실인데 '1670만원 격려금' 달라 #부평2공장 문닫을 조짐에 노조 위기감 #"생산물량 적어서 사측도 교섭의지 적다" #추석 이후로도 부분파업 등 분규 가능성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면파업을 벌인 것은 전신인 대우자동차 시절 벌인 1997년 총파업 이후 2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11일까지 벌어지는 전면파업 이후로도 부분파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GM 노조 집행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서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막아서고 전 조합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은 승인된 인력에 대해서만 서문에서 명부를 확인한 뒤에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전면 총파업에 따라 한국GM의 부평1·2공장, 창원공장도 모두 가동을 멈췄다.

이번 파업에는 한국GM 소속 조합원 8000여명과 연구개발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명 등 총 1만명이 참여했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5.65% 정액 인상을 요구했다. 또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과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 총 1670만원 수준의 현금 지급도 요구했다.

한국GM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 본관 앞에 노조의 촉구내용이 적힌 대자보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한국GM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 본관 앞에 노조의 촉구내용이 적힌 대자보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사측은 지난 8차례 교섭에서 이를 거부했다. 사측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누적 적자(순손실 기준)가 4조4518억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았으므로 임금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 노조가 부분파업이 아닌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가 1997년 총파업에 돌입한 적은 있었지만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에는 전면파업을 하지 않았다.

파업은 11일까지지만 향후 노사 간 이견 조율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인천 부평 2공장 신차투입 계획을 요구하는 등 향후 중장기 생산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부평 2공장은 물론 부평 1공장, 창원공장 등의 중장기 생산물량 확보분이 아직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로써는 사측이 움직이지 않으면 노조도 강경태세를 접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물량이 적은 상황에서 사측도 교섭에 나설 의지가 없어서 추석 이후 노조가 부분파업 등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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