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연립 매력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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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월 분양될 판교신도시 중대형 연립주택이 아파트보다 '비싸게 지어 싸게' 분양된다. 원가는 더 많이 들지만 실제 분양가는 낮은 것이다. 판교 연립의 분양가 산정기준으로 삼는 분당의 연립주택이 아파트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채권입찰제를 적용해 분당지역 시세의 90%를 기준으로 하면 가격 차이가 25% 정도 날 것 같다.

그런데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연립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90%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판교 중대형 연립은 채권입찰제 적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실제 분양가는 다소 올라가는데 그렇더라도 아파트보다 20% 정도는 낮다.

◆분당 시세 차이 25%=분양가상한제에 더해 채권입찰제가 도입됨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제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90%다. 주변 시세는 분당의 올해 공시가격에 집값 상승률 등을 감안한 가격이다. 연립과 아파트 간 올해 공시가격 차이가 그대로 실제 분양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연립 공시가격은 구미동 코오롱빌라 49평형 4억3200만원, 하얀마을 건영빌라 46평형 3억6400만원, 정자동 느티마을 선경 48평형 5억2800만원 등으로 평당 800만~1100만원으로 실거래가의 60~80%다. 아파트는 이보다 평당 300만원가량 비싼 1160만~1450만원이다.

60~70평형대 가격 차는 더 벌어진다. 연립이 구미동 두산빌라 75평형 5억400만원, 궁내동 중앙하이츠빌리지2 76평형 6억원 등이다. 아파트의 경우 서현동 시범단지 현대 70평형 9억8800만원,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 69평형 8억530만원, 야탑동 탑마을 대우 68평형 8억4000만원 등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요가 적은 연립 매매값은 게걸음한 반면 아파트는 뜀박질했기 때문이다. 분당동 그린빌라 연립 49평형이 2001년 이후 40% 올랐지만 같은 동 샛별동성 아파트 48평형은 123%나 뛰었다. 정자동 느티마을 선경 연립 48평형은 1997년 입주 이후 1.7배 올랐으나 상록우성 아파트 47평형은 2.2배 뛰었다.

분당 서현동 해내밀공인 이효성 사장은 "연립이 구미.분당동 등에 일부 있지만 주택 수요가 아파트에만 쏠려 같은 분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립주택 45평형의 실제 분양가는 6억2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분당 연립 비슷한 평형대의 평당 평균 공시가격(1066만원 추산)에 집값 상승률(14.4%), 공시율(1.25)을 곱한 시세의 90%다. 8억 1000만원으로 예상되는 판교 44평형 아파트 실분양가의 75% 수준이다.

◆채권입찰제 적용 안 할 수도=판교 중대형 연립의 실제 분양가가 분당 시세의 90%로 매겨질지 여부에 변수가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책정한 분양가와 분당 시세 차이다.

판교의 연립주택 분양가(채권액 제외)는 땅값과 건축비가 비싸기 때문에 아파트보다 높다. 아파트는 택지비가 40만원가량 싸고 기본형 건축비만 받기 때문에 분양가가 평당 1281만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립은 택지비 평당 750만원에 기본형(평당 369만원)보다 28%까지 더 받을 수 있는 건축비, 가산비용(평당 200만원)을 합치면 평당 1422만원에 이른다. 정부는 저층의 연립 공사비가 중고층 아파트보다 많고 테라스 등으로 고급스럽게 지을 수 있도록 건축비 여유를 뒀다.

이럴 경우 연립 45평형의 분양가는 6억3000여만원이나 된다. 주변 시세의 90%를 적용한 6억2000만원보다 비싸지므로 채권입찰제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주변 시세와 분양가 간의 차액을 일부 환수하기 위해 채권입찰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주변 시세가 분양가 이하이면 채권입찰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평당 1800만원대인 아파트보다 20%가량 낮을 수밖에 없다. 판교에는 중대형 연립이 모두 7개 단지 988가구가 들어서는데 8월에는 4개 단지 688가구(45~76평형)가 분양된다. 설계를 국제 현상공모한 3개 단지(300가구)는 사업승인이 늦어 이번 분양에서 빠진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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